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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탈락자들 몸부림 “너무 억울해” 탄원서에 단식농성까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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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통합민주당 ‘공천 특검’과 ‘공포의 외인구단’에 의해 공천심사에서 배제된 인사들의 기사회생을 위한 몸부림이 본격적인 물갈이를 앞둔 공천심사위원회를 압박하고 있다. 이들의 행동에는 절박함이 배어 있지만 공심위에 대한 높은 여론 지지도를 감안한 듯 거친 몸싸움이나 막말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이호웅 전 의원은 동료들의 힘을 빌렸다. 민주당 인천시당(위원장 송영길) 소속 국회의원 8명은 11일 이 전 의원을 구제해 달라는 탄원서를 손학규·박상천 공동대표와 박재승 공심위원장 앞으로 보냈다. 이 전 의원은 인천 남동을 지역에 혼자 공천을 신청했음에도 금고형 이상 일괄 배제 기준으로 밀려났다. 그는 2002년 모금한 대선자금의 영수증 처리를 하지 않아 처벌받았었다.

송 의원 등은 탄원서에서 “인천 남동을 지역구는 이 전 의원이 아니면 한나라당 후보와 맞서 싸울 마땅한 후보조차 없는 실정”이라며 “개인 비리가 아닌 만큼 선별 구제해 달라”고 호소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연일 박 위원장에게 공천 원칙에 대한 공개토론을 제안하는 식이다. 그는 2002년 서울시장 선거 당시 받은 불법 선거자금으로 형이 확정된 전력 때문에 밀려났다. 김 최고위원은 “공심위가 사법부의 판결은 다 옳다는 구시대적 사법권위주의에 빠져 있는 것 아니냐”며 “억울한 사정은 풀어 주는 것이 정치의 본령”이라고 부당함을 지적했다.

허위 폭로로 처벌을 받은 게 문제였던 설훈 전 의원은 7일째 서울 당산동 당사에서 조용히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2002년 대선 당시 자신이 제기한 ‘이회창 후보의 20만 달러 수수설’에 대해 그는 “그것이 구시대적 정치행태라면 이번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의 각종 의혹을 제기한 민주당의 정치공세도 공천에서 배제할 구시대적 행위냐”며 11일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탈락자들이 한결같이 주장하는 억울함을 공심위가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박경철 간사위원은 “재심요구가 있다면 절차에 따라 임하겠지만 원칙에 관한 부분은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박재승 “전략공천도 최종 결정권 달라”=박 위원장은 이날 저녁 8시쯤 손학규 대표와 박상천 대표를 만나 전략공천 문제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박 위원장은 전략공천에 대해 자신과 두 대표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일반 공천과 같은 절차에 따라 처리할 수 있도록 당규를 개정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전략공천의 최종 결정권을 공심위에 위임해 달라는 주장인 셈이다. 이에 대해 두 대표는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공심위는 밤샘 심사를 벌여 수도권 경합 지역에 대해 의정활동 평가결과와 여론조사 결과를 반영한 2차 심사를 진행했다. 이에 따라 12일 중 수도권 공천 확정자를 추가 발표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임장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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