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어린이 추정 암매장 시신 발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경기도 수원의 야산에서 여자 어린이로 추정되는 알몸 토막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1일 오후 4시45분쯤 수원시 권선구 금호동 호매실 나들목 인근 야산에서 여성의 시신이 땅에 파묻혀 있는 것을 예비군 훈련을 받던 송모(33)씨가 발견했다.

송씨는 “훈련을 받으며 작전 수행지로 가기 위해 야산을 지나는데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된 사람 머리가 보여 예비군 부대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이어 군부대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주변 발굴 작업을 벌여 살해된 여성의 시신을 수습했다.

발견된 시신은 옷을 걸치지 않고 토막 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암매장 장소 주변에서 수색작업을 벌였으나 숨진 여성의 신원을 확인할 만한 옷가지 등 유류품은 발견하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머리카락에 달린 고무줄 머리끈이 어린이들이 사용하는 것이고 두개골이 작고 발이 200mm 정도인 것으로 봐서 어린 여성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시신의 부패 정도가 심하지 않아 최근 살해된 뒤 암매장된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신원은 DNA 감정이 끝나야 확인되겠지만 시신이 어린 여성인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경기지역 초등학생 실종자들의 DNA와 대조작업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DNA 검사 결과가 나오려면 5~7일 정도 걸릴 것”이라며 “살해된 여성이 지난해 12월 25일 안양에서 실종된 이혜진(10·초등 4년)양이나 우예슬(8·초등 2년)양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시신에서 나온 머리끈은 두 어린이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어린이는 실종 당일 안양문예회관 앞 야외공연장 부근에서 폐쇄회로TV(CCTV)에 마지막 모습이 확인된 뒤 아직까지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태다. 경찰은 이달 초 가용 인력을 총동원해 이양과 우양을 포함한 장기 실종 아동 수색에 나섰고, 안양 어린이 실종사건 해결에 결정적 제보를 한 시민에게는 최고 300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로선 이날 발견된 시신은 화성 부녀자 연쇄 실종 사건과는 관계가 없어 보인다”며 “그러나 수원 여대생 실종 사건의 피해자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피해 여성들의 DNA와도 대조작업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원=정영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