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7이곳이승부처>대전.충남 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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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중원(中原)의 결투가 무르익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 최대격전장중 한곳이 바로 충청권이다.JP바람때문이다. 자민련의 출범과 함께 정치권의 새 지도는 신 3金시대로 그려졌다.이 지도의 완성여부는 JP가 이곳 중원의 맹주로 복귀할 수 있을지에 달려있다.
자민련 출범직후 JP바람은 거셌다.이곳 정치인들은『여당인 자민련에 민자.민주 두 야당이 도전하는 형국이 됐다』고 판세를 분석했다.
말없는 충청인들은 중앙무대에서 쫓겨나 고향으로 돌아온 JP를반기는데 인색하지 않았다.
JP가 6월지방선거에서 대전.충남북을 석권해 화려하게 복귀할것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한달 전까지만 해도 이같은 분석에오차가 없었다.
그러나 요즘 중원에 선거가 임박하면서 전과 다른 기류가 흐르고 있다.JP본거지인 충남의 자민련 바람은 요지부동이지만 상대적으로 대전의 자민련 바람이 미풍에 머무르고 있다.대전시장후보의 경우 여론조사에서 염홍철(廉弘喆)민자당후보가 홍선기(洪善基)자민련후보를 앞지르는 현상이 유지되고 있다.요즘 JP가 대전에서 구청장후보 추천대회까지 일일이 쫓아다니며 지역정서를 자극해야 하는 것도 이런 분위기 탓이다.
민자당 대전시지부 송병대(宋丙大)사무처장은『1월중순 JP가 민자당을 탈당할 때만해도 만나는 사람마다「민자당은 망했다」고 했는데 지금은「괜찮으니 한번 해볼만하다」는 얘기를 주로 한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자민련 관계자들이 이런 기류를 인정하고 있다.이들은『JP바람이 두세달 전보다 위축돼 있다』며『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물론 JP 본인은『지금의 현상은 일시적인 것이고 오히려 선거를 앞두고 바람의 강도를 조절하는 중』이라고 한다. 그러나 문제는 간단한 것 같지않다.JP바람의 소강상태가의도적인 조절에 따른게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이렇게 분석하는 사람들은 대전에서 자민련의 잇따른 자충수를 예로든다. 그 첫째가「정당의 꽃」인 지구당위원장 선정에 대한 실패설이다.선정된 인물들의 면면이 시민들의 기대에 못미친다는 얘기다. 기초나 광역의원후보 선정을 둘러싼 잡음도 가세했다.공천탈락자들이 JP를 비난하며 탈당하는 사태도 JP바람에 역풍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대전.충남간 지역정서의 차이도 대전의 이상기류를 설명하는데 한몫한다.충남은 토착인구 비율이 80%로 과거 JP 지지층이 고스란히 남아있다.반면 대전의 경우 토착인은 30%에 불과하고이북 5도민출신과 영.호남등 외지인이 70%에 달해 절대적인 JP세를 형성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충남은 JP바람이 여전히 강풍이다.우선 충남출신현역의원들중 70~80%가 자민련에 가세했다.무엇보다 고향에서JP를 살려야 한다는 정서가 강하다.
결국 선거를 한달 남기고 이곳 중원은 현재 JP바람의 강도와형태가 어떻게 변할지가 최대 변수가 되고있다.지금 각당 진영에서 공히 인정하는게 있다.『JP가 자신의 정치생명을 중원에 걸것』이라는 점이다.선거운동이 본격화되면 JP가 거의 상주하며 열성을 쏟을 것이라는 소문도 파다하다.
[大田=朴承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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