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1분기 경영실적을 보고-高成長국면 부작용은 없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어제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1.4분기 국민경제성장내용과 관련해또다시 경기과열논쟁이 붙을 것 같다.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이 9.9%고,주로 설비투자와 수출이 늘어나 성장했으며,서비스업보다 제조업쪽의 발전이 눈부셨고,그동안 나쁘다고 여겨왔던 건설투자마저 8%성장을 기록했다.
그렇지만 국제수지 적자폭은 크게 늘어나고 있으며,생산자물가 상승률이 작년 2.4분기 이후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을 뿐아니라시중 이자율 상승과 인건비 상승,높은 소비수준등 경기확장에 따른 부작용이 지나치지 않느냐는 우려가 나올만큼 사태는 진전되고있다.
이처럼 경기전반과 관련해 과열을 우려할만한 지표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고 불구하고 근래 기업부도율은 매우 높은 수준에 이르렀도 판매나 채산성면에서 영세상인이나 중소기업들의 어려움,노동집약산업에서의 중간관리계층 실직사태등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기때문에 경기가 좋다는 감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렇다면 경기는 과열국면인가.
현재까지 경기가 확장되는 속도는 과거3低호황시기에는 못미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고,경기수준은 아직 지나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현재의 경기확장분위기를 방치하는 가운데 6월의 지방선거,노동운동의 격화,하반기 외자유입의 확대,중소기업들의 경쟁력제고 및 자본재 산업육성과 관련한 자금방출,내년 금융소득 종합과세와 관련된 자금이동 가능성등을 종합할때 내년 의 경기하강시에 연착륙시키기 어려울 가능성은 충분하다.
따라서 경기정점은 곧 닥칠지 몰라도 금년말까지는 고성장 국면이 지속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 내부에는 질적으로 시급히 고쳐야 할 측면이 도사리고 있다.경기확장기간에도 오히려 근로시간은 단축되는데다 임금과 이자율.국제원자재가격의 상승 때문에 성장의 실속이 없어질 위험성이 있으며 아직도 수입단가가 수출단가보다 상 승률이 높은,즉 상품교역조건이 악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건설업체와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한 중견기업들의 부도율은 매우 높은 수준이어서 언제 어디로 번질지 금융시장이 걱정되고,설비투자도 증가율은높지만 합리화.공해방지.연구개발 관련 투자의 비중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물가상승압력은 커지는 상황에서 무역수지는 적자인데도 원화절상이 계속되고,교역조건이 악화되는 것은 우리의 경쟁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암시하는 징조다.그밖에 경쟁력이 개선되고 있지 않다는 연구결과 는 부지기수다.
한편 경기회복을 마냥 낙관만 할 수 없게 만드는 불확실한 국제환경도 제법 있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 우리는 냉정히 경제를 살펴야 할 것이다.
세계수요가 강하지만 불안할수록,또 국내경기 사이클의 종점이 다가올수록,한시바삐 高비용.低효율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따라서 경기가 좋을때 국내수요는 다소, 또 단계적으로 억제하면서 기업과 근로자의 합리화노력을 이끌어내는 정책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이런 관점에서 다소의 원화절상.재정긴축과 대기업을중심으로 한 선별적 금융억제는 불가피하다. 대규모 프로젝트에 대한 금융기관들의 심사는 강화하면서 자기자금 부담을 늘려나가고,부실기업 정리는 원칙대로 처리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기업들이지금 마음대료 팽창시켰다가 향후 경기하강기에 정부에 의존할 가능성을 없애는게 중요하다. 표준화부품공동개발,에너지및 자원절약등 미시적 정책이 동원돼야 한다. 한편 물가지수 관리정책보다는오히려가격자유화나 규제완화를 통해 물자수급이 원활해지도록 하는게 시급한 체질개선책으로 의미가 크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