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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화 덕 제주바다 ‘참치 풍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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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우리나라 근해에서 아열대성 어류인 참치가 대량으로 잡혀 부산 공동어시장에서 위판됐다. 길이 1m 이상의 대형 참치가 우리나라 근해에서 대량으로 잡히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수산과학원은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지난해부터 참치와 고등어 등 아열대성·온대성 어류들이 빠르게 북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아래 작은 고기는 30~40㎝ 크기의 참치.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우리나라 근해에서 아열대성 어류인 대형 참다랑어(참치)가 대량으로 잡혔다. 길이 1m 이상의 대형 참치가 우리나라 근해에서 대량으로 잡히기는 처음이다. 지구온난화 현상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국립수산과학원은 9일 밤 제주도 서귀포 남쪽 30~40마일 해역에서 선망어선 한 척이 2000여 마리의 참치를 잡았다고 10일 밝혔다. 이 참치들은 마리당 15만~50만원을 받고 부산공동어시장에 넘겨 5억여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이번에 잡힌 참치는 길이 110~150㎝에 무게 35㎏가량으로 우리나라 근해에서 일반적으로 잡히는 것보다 배 이상 컸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20일부터는 부산선적 대형 선망들이 거제도 남쪽 70마일 해상에서 참다랑어 540t을 잡아 부산공동어시장을 통해 팔려나갔다. 당시 잡힌 참다랑어는 평균 84㎝ 크기에 무게 11㎏이었다. 또 지난해 8월엔 거문도 동남쪽 해역에서 하루에 50∼70㎝짜리 참다랑어 8000여 마리가 잡히기도 했다.

아열대성 어류인 참치는 동중국해 남부 해역에서 구로시오의 지류인 쓰시마 난류를 따라 북상해 우리나라 남해안에 잠시 머물다 다시 동해안의 일본 동부 연안을 따라 북상해 북태평양 해역으로 이동한다.

참다랑어는 1990년대까지 주로 남태평양에서 잡혔다. 90년대 초부터 남해안에서 봄과 가을철에 참다랑어 어장이 형성되기 시작했으나 50~70cm 미만의 작은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북상 속도가 빠르고 대형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동해 울릉도 근해에서도 참다랑어가 잡혔다.

국립수산과학원 박종화 자원연구과장은 “20년 이상의 자료를 검토했는데 이번처럼 대형 참치가 대량으로 잡히기는 처음”이라며 “지구온난화 현상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산=강진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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