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업 달라” 현대차 파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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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현대자동차에서 이번에는 노노(勞勞) 갈등이 불거질 조짐이다.

현대차 각 공장은 생산하는 차종의 인기도에 따라 생산 물량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각 공장의 특근·잔업 수당 차이로 인해 노동자 간 임금 격차가 커져 이를 둘러싼 갈등이 생겨나고 있다. 9일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는 “국내 공장 간 임금 격차 문제를 다루기 위해 이달 안에 지부장과 각 공장 노조 대표 등 17명이 참여하는 노조 물량대책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베르나·클릭 등 소형 차종을 생산하는 울산1공장 노조는 “일거리를 더 달라”며 3, 4일 이틀간 1시간씩 기습 파업을 벌였다. 이 공장 노동자들의 요구사항은 예전처럼 ‘주간 10시간, 야간 10시간 근무와 휴일 특근 월 2회’를 보장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울산1공장이 생산하는 차종들은 판매부진을 겪고 있어 추가 생산을 위한 특근과 잔업이 필요 없는 상황이다. 현재 베르나와 클릭의 누적 재고량은 1만5000대에 달한다.

이들은 아산공장의 쏘나타 생산물량 일부를 울산1공장으로 넘기는 방안을 즉시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회사 측은 2006년부터 이 방안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아산공장 근로자들이 이를 거세게 반대하고 있어 시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근 수당이 회당 20만원에 달해 아산공장 노조가 생산물량 이전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측은 최근 울산1공장 노조 대의원 대표 김모(43)씨를 울산 동부경찰서에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11억원 상당의 생산 차질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생산물량 이전 문제는 당장 회사 측이 할 수 있는 일이 없고 각 공장 노조가 합의해 해결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며 “그런 다음 노사 간 대화를 하겠다”고 말했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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