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주최 콘서트 붐-고객에 감사하며 문화적 이미지 높인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기업홍보와 고객사은을 위한「기업콘서트」가 붐을 이루고 있다.
특히 정유업계.금융기관.의류업계에서 앞다투어 주최하고 있는 이음악행사는 최근 메세나운동의 활성화와 함께 광고전략의 다변화 추세에 따른 것이다.
정유업계에서는 올해로 4회째를 맞은「호유 푸른문화예술축제」(7~19일)가 서울을 비롯해 전국 8개도시에서 열렸고,유공은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예술의전당 음악당에서 열린 가족음악축제의 무료티켓을 추첨에 의해 배부했다.현대정유도 지 난 13일「청소년을 위한 드림콘서트」를 개최했다.
의류업계에서도 최근 에스에스패션이 대학생 연합오케스트라를 조직,「체이스컬트 콘서트」 전국순회공연을 가졌고 92년부터 서광모드(보스렌자음악회).쌍방울(인테메쪼 겨울음악여행).캠브리지 멤버스.나산실업 등이 매년 전국순회공연을 주최하 고 있다.
금리자유화 조치이후 금융기관의 고객유치 작전도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농협의「늘푸른 음악회」(18일),삼성생명의「고객사은음악회」(4월18일~6월8일)를 비롯,하나은행.조흥은행.외환비자카드.국민카드.외환은행.국민은행.경기은행.수협등이 다양한 사은음악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이밖에도 한국통신의「푸른음악회」(24일 광주,6월 9일 부산)를 비롯,한국마사회(21일 서울).경륜(競輪.28일 서울).
쌍용(28일 창원).진로그룹(7월).한전(7월초)등이 고객사은음악회를 갖는다.
기업콘서트가 특히 올해부터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데는 기업들이 단순한 광고협찬이나 홍보이벤트에서 탈피,기업의 문화적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문화이벤트를 늘려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는 민간 오케스트라들은 기업콘서트덕분에 연주기회가 많아지고 있다.또 무료관객들이 잠재적 클래식청중으로 흡수될 수 있고 전국순회공연으로 문화의 지방분산 효과도 얻을 수 있어 음악계에서는 매우 반기는 분위기다.
이같은 기업들은 전문가가 부족해 아티스트나 콘서트를 선정할 때 기존의 인기도나 홍보가치에만 집착해「열린음악회」식의 비슷한공연들만 양산하고 있는 실정이다.다른 회사들과의 차별성을 내세우고 싶지만 콘서트의 성공여부가 화려한 무대와 대형 아티스트의출연에 달려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인기 성악가와 지휘자들의겹치기 출연으로 음악회의 질이 저하될 우려도 없지 않다.따라서일회성 이벤트보다는 지속적인 음악축제로 정착될 수 있도록 연주나 프로그램의 질을 점차 높여 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李長職음악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