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井底之蛙-세상변화 모르는 우물안 개구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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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광무제(光武帝) 유수(劉秀)가 일어나 동한(東漢)을 세울 즈음 마원(馬援)은 농서(롱西)의 외효(외효)에게 의탁하고 있었다(「老益壯」「大器晩成」참조).
그때 촉(蜀.현재 四川省)지방에는 공손술(公孫述)이 일어나 칭제(稱帝)하고 있었다.
사실 마원과 공손술은 어릴 때부터 친했던 사이다.
그래서 외효는 마원을 시켜 공손술의 위인(爲人)됨을 떠보고자했다. 마원도 쾌히 응낙했다.그러나 막상 만나본 공손술은 전혀딴 사람으로 변해 있었다.
수많은 호위병을 집결시켜 놓고는 거만하게 말했다.
『옛 정의(情誼)를 봐서 장군에 임명하겠으니 이곳에 머물러 있거라.』 마원은 단호하게 거절하고 돌아와 외효에게 보고했다.
『그 자는 우물안 개구리입니다.지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습니다.』 후에 마원은 외효의 소개로 광무제를 만나게 된다.하지만 광무제의 태도는 공손술과는 대조적이었다. 결국 그는 광무제의 인품에 반해 그의 신하가 돼 혁혁한 무공을 세우게 된다.
요즘 한창 세계화를 부르짖고 있다.이제 세계와 함께 어깨를 겨뤄야 할 때가 되었다.
그러자면 우리의 눈을 좀 더 넓은 곳으로 돌려야 한다.혹 그동안 「우물안 개구리」는 아니었는지 한번 반성해 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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