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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교보증권 매각 계획 아직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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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6일 “상장 준비에만 2∼3년이 필요하고 긴급한 자금 수요도 없다”며 “당분간 상장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연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다.

신 회장은 “우리가 상장을 원할 때는 제도가 허락하지 않았다”며 “지난해 말 3700억원의 증자를 한 만큼 상장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는 생명·손해보험 간 교차판매와 보험업법 개정 등 현안이 있다”며 “지금은 새 정부 출범에 맞춰 각종 금융제도의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 급하다”고 밝혔다.

교보증권 매각설에 대해선 “증권을 팔겠다고 결정하지도 않았고 무르익은 협상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선 교보생명이 자회사인 교보증권으로부터 교보투신운용 지분을 매입한 것을 두고 “교보증권을 팔기 위한 포석 아니냐”는 관측이 돌았다. 투신운용사는 보험 자산을 운용하는 데 꼭 필요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투신운용 지분 매입은 교보증권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것이었는데 시장에 잘못 알려졌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교보증권의 경영진을 보강하거나 외국 증권사와 합작 경영을 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교보증권에 대해 관심을 갖는 국내외 투자자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또 “장사꾼의 세계에선 값을 잘 쳐주면 어느 것이나 팔 수 있는 것”이라고도 했다.

신 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직접 프레젠테이션(PT) 화면을 넘기며 교보생명의 미래 전략을 설명하는 열의를 보였다.

그는 “2015년까지 회사 총자산을 100조원, 당기순이익을 1조원으로 확충한다는 목표를 정했다”며 “보장성보험 판매를 확대하고 퇴직연금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간담회 내내 “보험은 투자보다 보장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미래에셋생명 등이 주식에 투자하는 변액보험을 앞세워 매출을 늘려가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종신·연금 보험을 제대로 판매해 올리는 수익이 더 크다”며 “그리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내 보험산업에 대한 우려도 표시했다. 신 회장은 “한해 보험사기로 잘못 지급되는 보험금이 2조8000억원에 달한다”며 “한국 보험업계엔 조용한 재앙이 시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험사기가 줄어 보험금 낭비가 없어지면 고객이 부담하는 보험료도 낮아질 것”이라며 “보험사기를 막을 수 있도록 보험 정보와 의료·범죄 정보가 일정한 수준에서 공유되는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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