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여행 삶의 향기-주부.학생들 식물탐사 참가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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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앙증맞은 흰색 꽃잎 사이에 노란꽃술이 박혀있는 이 꽃이 바로 홀아비바람꽃입니다.꽃대 하나가 외롭게 피어 그런 이름이 붙었나봐요.』 『세상에… 예쁘기도 해라.그럼 이 노란색 주머니같이 생긴 꽃은 뭔가요.』 『바로 산괴불주머니입니다.』 신록의 숲속을 거쳐온 맑은 바람이 삽상한 기분을 안겨주는 강원도화천군사내면 광덕산 골짜기.
4일 들꽃 구경을 나온 한국소비자연맹(회장 정광모)주부회원 70여명이 이름모를 들꽃의 풋풋한 아름다움에 탄성을 터뜨리며 안내자인 야생화연구가 김태정씨에게 질문을 퍼부었다.
이처럼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 들판에서 바람에 흔들리며 소박하고 은근한 아름다움을 전하는 야생화를 찾아나서는 「들꽃여행」이올봄 주부들의 관심을끌고 있다.
들꽃여행이 최근들어 부쩍 관심을 끄는 이유는 우리땅에서 자라는 자생식물을 보호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데다 생태계와 환경보호에 대한 범국민적 관심이 고조된 탓.
요즘 주부.학생.교사들이 들꽃탐사를 나서는 지역은 주로 광덕산.오대산.소백산 산등성이인데 5월에 우리 산야에서 관찰할 수있는 들꽃은 솜양지꽃.쇠뜨기.꽃다지.은방울꽃.붓꽃등 2백여가지. 해발 1천여m의 광덕산이 특히 들꽃관찰지역으로 인기를 끄는것은 『오랫동안 민간인 통제구역이었기 때문에 다양한 식물의 보존상태가 좋은데다 높지 않은 곳에 많은 식물이 분포돼 있고 금강산에서나 볼 수 있는 금강제비꽃.금강애기나리 등을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김씨는 전했다.
북쪽에 위치해 있어 5월인 지금 한창 초봄의 맛을 내는 광덕산에서 요즘볼 수 있는 야생화는 나도양지꽃.얼레지.왜현호색.모데미풀.피나물.괭이눈.홀아비바람꽃등 매우 다양하다.5월은 특히아직 숲이 우거지지 않아 풀숲에 피어있는 야생화 를 관찰하기에적기다. 18일 ▲KBS문화센터(02(781)8181)도 이 산에서 주부들을 대상으로 야생화탐사여행을 개최한다.
회비는 3만5천원.안내자는 20여년간 야생화를 연구해왔으며 현재 한국야생화연구소 소장인 김태정씨.
▲한국야생화연구소((745)1966)도 회원들을 위해 수시로들꽃여행을 마련한다.
천일국교 교장으로 정년퇴임한 전의식씨가 회장으로 있는 ▲한국식물연구회((474)3886)도 21일 북한산과 정릉 청수장 부근에서 솜방망이.은방울꽃.병꽃나무.노랑무늬붓꽃 등의 야생화 관찰을 실시한다.
모임장소는 청수장 앞이며 참가비는 없다.
서울대 명예교수인 이창복씨가 이끄는 ▲자생식물연구회((782)0028)도 13~14일 태백쪽으로 봄에 피는 야생화 꽃맞이여행을 간다.
출발은 13일 오후5시며 회비 4만5천원.탐사대상은 바람꽃.
홀아비꽃대.나도개감채.중의무릇 등이다.이 회에는 정회원 40명을 포함,모두 2백명이 참여하고 있다.
오대산 근처에서 「우리꽃 농사」를 짓는 김창렬씨가 만든 모임인 ▲자생식물협회((515)7069)도 6월6일 경기도파주군 감악산에서 제비꽃.금낭화.은방울꽃등 야생화 탐사여행을 간다.회비 1만5천원.이 협회는 7월9~17일 백두산으로 야생화등 식물군 탐사여행도 떠날 예정이다.
▲숲과 문화연구회((910)4811)는 숲을 탐방해 숲에 사는 나무와 꽃.곤충 등을 조사하면서 숲의 고마움을 일깨우는 모임이다. 전영우.김기원 국민대교수(산림자원학과),박봉우 강원대교수(녹지조경학과)등 11명이 운영위원으로 있는 이 연구회는 28일 하나은행과 함께 「자녀와 함께 하는 중미산(경기도 가평군)탐사여행」을 마련한다.
이 프로그램은 숲이 주는 중요성 등에 대한 강의와 숲길 산책과 함께 숲속 작은음악회,숲을 내용으로 한 퀴즈풀이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회는 6월5,6일에도 청태산휴양림(강원도 횡성군)으로 숲탐방을 떠난다.
화천=高惠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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