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정보기관 비밀문서 내용-鄧後체제 부패.실업이 "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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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중국 정보기관은 공직자 부패와 특권층 대두,1억명에 달하는 실업자등을 덩샤오핑(鄧小平)사후 가장 위험한 체제불안 요인으로간주하는 것으로 드러났다.중국 정치지도자 2백명을 대상으로 극비 회람된 이 비밀보고서는 최고지도자 鄧이 사망 할 경우 富의편재로 인한 사회적 갈등이 고조돼 극좌파와 新민족주의의 재출현가능성이 높고 민중봉기도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최근 독일의 유력 주간지 슈피겔이 보도한 중국 정보기관의 비밀보고서 가운데 주요 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90년대초 이후 우리들은 개혁의 검증단계를 거치고 있다.사회개혁은 큰 충격을 가져왔고 이로 인해 새로운 정치집단화가 이루어졌다.
중국 지도부가 89년 6월 천안문(天安門)사태당시 극단적인 자유주의 세력을 강제 진압키로 결정했을 때 시민들은 커다란 대가를 치러야 했다.강제진압뒤 많은 지성인들은 정부와 제한적으로만 협력하고 있으나 이들이 급진적 자유주의 깃발 아래 재집결,체제저항을 위해 나설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개혁의 중간단계인 현시점에서 국가는 권력상실의 위기에 처해 있다.그 원인은 확산되는 부패와 중앙정부의 지시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 지방에서의 탈법이 난무하기 때문이다.
시장경제는 이데올로기의 신성불가침,시민들의 도덕심과 충성을 약화시켰다.우리 사회에는 빈부(貧富)격차가 커지고 있다.더 많은 부를 차지하기 위해 자신에게 주어진 정치.사회적인 특권을 독점화하려고 시도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실업자들 이 크게 늘고 사회적인 소외가 심화되고 있다.
新민족주의 세력과 극좌파들이 이러한 민중들과 연대,집단봉기를일으킬 위험이 커지고 있다.그들의 주장은 사회주의가 다시 지배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많은 지방세력들은 중앙정부의 권한을 줄이고 국가가 연방제로 새로 조직되는 것이 그들의 경제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
실업과 환경문제,열악한 사회기반시설(인프라스트럭처)등으로 국민들의 불만이 커져 鄧이후의 시대에 폭발적인 긴장상황이 일어날수도 있다.
공산당내 부정.부패와 권위 실추도 큰 위협 요인이다.
鄧과 黨원로들이 살아 있는 동안 黨은 위기를 넘길 수 있다.
그러나 이후에는 위기의 격화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베를린=韓敬煥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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