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 비난 무슨뜻 실렸나-DJ.JP 격리나선 이기택총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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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김종필(金鍾泌)자민련총재가 10일 발끈했다.이기택(李基澤)민주당총재의 원색적인 발언때문이다.金총재는『선거 때는 이성을 잃는 법이지만 그 사람(李총재)돌아도 보통 돈 게 아닌 모양』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문제의 발언은 9일 민주당 대전시장후보 추대대회에서 나왔다.
李총재는『김종필씨는 군사쿠데타를 일으킨 뒤 중앙정보부장을 맡아수많은 애국지사를 고문하고 감옥에 보낸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金총재에 대해『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필요없다고 해 쫓겨난 사람』이라면서『그런 사람을 도와준다면 충절의 충청도 자존심은 어디서 찾느냐』고 공격했다.金총재가 화날만 했다.
6월지방선거에서 민주당과 자민련의 「反민자 연합」전선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李총재의 발언은 의외다.
더구나 김대중(金大中)亞太평화재단이사장과 김종필총재의 제휴설이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내 동교동계인 박지원(朴智元)대변인은 이런 싸움이 일과성이라고 축소 해석했다.
李총재가 자민련이 강세인 대전에서 자신이 영입한 시장후보를 추천하면서 자민련을 비난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지방선거와 관련해 공격적인 행보를 하고 있는 李총재의최근 움직임을 보면 심상치 않다.李총재는 金이사장의 영향력을 벗어난 지역에 힘을 쏟고 있다.
선거이후 8월전당대회의 당권 경쟁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다.그러니 자신의 힘으로 이번 선거를 이겼다는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
당선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인정하면서도 자신이 미는 장경우(張慶宇)의원을 경기지사 후보로 고집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李총재측은 동교동과 달리 자민련과의 연합공천에도 소극적이다.
金이사장을 벗어나야 할 뿐만 아니라 金총재와 金이사장간 선거이후 정국구도에 대한 공감대가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JP가 성공하면 金이사장의 정치생명도 살아난다는 염려도 깔려있다.때문에 이날 발언이 DJ-JP연대를 갈라치는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金총재도『(李총재가)김대중씨와 사이가나쁜 건 사실이지만 이웃을 욕하면 되느냐』고 그런 측면을 지적했다. 李총재는 10일 인천시장 경선행사에 불참하고 울산.포항등 자신이 주력하는 영남권 기초단체장 공천대회에 참석했다.때문에 당내에서는 당전체의 승리보다 자신의 위상만을 챙긴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결국 反민자 연대라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李총재와 金총재의 미묘한 공방은 이런 이해관계에 얽혀 계속 이어질 소지를 안고 있다. 〈金鎭國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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