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서 태권도 보급吳鉉哲사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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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지난 88년 3월 국제협력단원으로 네팔에 태권도 사범으로 파견돼 7년째 일하고 있는 오현철(吳鉉哲.35.공인 6단)사범은이 나라 경찰과 군인들에게는 하늘같은 사람이다.
이 곳의 군인과 경찰은 의무적으로 태권도를 배워야 하는데 이를 吳사범이 맡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吳사범이 배출한 네팔 태권도 인구는 줄잡아 3만여명.
그의 지도를 받은 20여명의 사범들이 현재 전국 40여 도장에서 후진들을 가르치는데 몰두하고 있다.吳사범의 지도를 받은 선수들이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건져올 때도 많아졌고, 이제는 태권도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될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표로 할 정도로 네팔은 태권도 강국이 됐다.
지난 90년 네팔은 국제대회 사상 첫 금메달을 국제태권도 선수권대회에서 획득한 것을 비롯,94년 아시아태권도대회에서 은메달,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 등 세계대회 준우승을세차례나 기록하기도 했다.사정이 그러니 이 나라 에 태권도를 보급시킨 吳사범의 위상은 대단하다.
『태권도로 국제대회에서 입상하고나서부터 네팔의 태권도 열기는폭발적입니다.이 나라에 자부심을 일깨워준 일이었다는 것을 가장큰 보람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워낙 가난한 나라라서 정부의지원은 미미하기 짝이 없다.국제대회출전을 앞두고 정부에서 대는비용은 턱없이 부족하기 일쑤다.그럴 경우 吳사범이 개인적으로 백방으로 뛰어 경비를 마련하곤 했다.예를 들면 94년 필리핀 대회때는 남녀 2명씩 출전하는 경비의 10%정도만 정부에서 대고 나머지는 알아서 하라는 주문을 받고 吳사범은 한국 기업체와현지 기업인들에게 통사정해 비용을 댔다.
이같은 그의 열정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져 이제는 웬만한 사람들은 「마스타 오」를 안다.그를 통해서 네팔사람들은 한국을 경제발전을 이룬 나라면서 훌륭한 무술의 나라로 인식하게끔 됐다. 吳사범은 내년 7월 연장한 임기가 만료되면 아프리카에 국제협력단원으로 다시 파견돼 일하고 싶다고 했다.
[카트만두=李元榮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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