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현대미술관(MoMA·모마)에 초빙 큐레이터로 낙점된 이원일(47·사진)씨를 2일 오전 전화로 만났다. 그는 “토요일(현지)인 오늘도 두 차례 회의를 하고 왔다. 벌써부터 생생한 전투가 시작됐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내년 5∼9월 모마 일부와 그 분관 격인 뉴욕현대미술센터(P.S.1/MoMA)에서 열리는 ‘스펙터클전’ 큐레이터로 최근 초빙됐다. 요즘 그 준비작업을 진행 중이다. 아시아권 큐레이터가 모마 전시를 기획하는 것은 처음이다. “모마는 미술인에겐 꿈의 무대입니다. 우주여행에 비유하자면 이제 성층권 밖, 무중력의 공간으로 나온 느낌입니다.”
그는 글렌 로리 모마관장 등 세계 미술을 주도하는 이들과 일하게 됐다. “회의 자체가 방대했어요. 끊임없이 실력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씨는 독립 큐레이터다. 지난해 5∼9월 독일 카를스루에에 있는 ‘예술·매체기술센터(ZKM)’에서 아시아 현대미술전을 기획한 것이 뉴욕 미술계 관계자들의 눈에 띄어 이번 일을 맡게 됐다.
그는 올 10월부터 내년 1월까지 열리는 ‘제3회 스페인 세비야 비엔날레’ 공동감독으로도 선정됐다. 2000년 광주비엔날레 전시팀장, 2003년 서울시립미술관 학예연구부장, 2006년 제4회 미디어시티 서울 전시감독 등을 지냈다.
권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