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일씨 “아시아 현대미술 진수 보일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8면

“두렵고도 벅찹니다. 아시아 현대미술의 정수를 펼쳐 보이겠습니다.”

미국현대미술관(MoMA·모마)에 초빙 큐레이터로 낙점된 이원일(47·사진)씨를 2일 오전 전화로 만났다. 그는 “토요일(현지)인 오늘도 두 차례 회의를 하고 왔다. 벌써부터 생생한 전투가 시작됐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내년 5∼9월 모마 일부와 그 분관 격인 뉴욕현대미술센터(P.S.1/MoMA)에서 열리는 ‘스펙터클전’ 큐레이터로 최근 초빙됐다. 요즘 그 준비작업을 진행 중이다. 아시아권 큐레이터가 모마 전시를 기획하는 것은 처음이다. “모마는 미술인에겐 꿈의 무대입니다. 우주여행에 비유하자면 이제 성층권 밖, 무중력의 공간으로 나온 느낌입니다.”

그는 글렌 로리 모마관장 등 세계 미술을 주도하는 이들과 일하게 됐다. “회의 자체가 방대했어요. 끊임없이 실력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씨는 독립 큐레이터다. 지난해 5∼9월 독일 카를스루에에 있는 ‘예술·매체기술센터(ZKM)’에서 아시아 현대미술전을 기획한 것이 뉴욕 미술계 관계자들의 눈에 띄어 이번 일을 맡게 됐다.

내년 열리는 ‘스펙터클전’에는 아시아 각국의 평면·입체·미디어 작품이 소개된다. 중동을 포함한 아시아권 20여 개국 작가 50여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씨는 “한국미술이 크려면 세계적 기획자가 많이 나와야 한다”며 “이번 전시엔 국제무대에 덜 알려진 한국작가도 10명 가량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 10월부터 내년 1월까지 열리는 ‘제3회 스페인 세비야 비엔날레’ 공동감독으로도 선정됐다. 2000년 광주비엔날레 전시팀장, 2003년 서울시립미술관 학예연구부장, 2006년 제4회 미디어시티 서울 전시감독 등을 지냈다.

권근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