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페이스>유럽단일통화 촉구 헬무트 베르너 벤츠會長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유럽통화제도(EMS)는 출범도 못하고 좌초하고 마는가.
독일 다임러벤츠社의 헬무트 베르너 회장이 공개석상에서 해묵은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베르너회장은 지난달 26일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 94년도 자사(自社)영업실적보고회에서 『불가측(不可測)한 환율변동이유럽 단일시장화를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유럽연합(EU)국가들은 역내(域內) 제조업의 비용.가격구조를 안정시키기 위해유럽단일통화체제를 하루속히 구축해야 한다』는 제안도 했다.
마치 유럽통화기구(EMI)총재가 했음직한 말이었다.달러가치 붕괴라는 작금의 국제통화 혼란에 우물쭈물 대응하고 있는 유럽금융당국의 태도를 질타하는 유럽실업계의 경고장으로도 받아들여졌다.독일,나아가 유럽경제를 상징하는 벤츠사를 적자수렁에서 구해 낸 장본인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랬다.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은 벤츠가 달러약세로 인한 수출대금 손실을 위험스런 통화헤지(hedge)수단보다 생산기지의 해외이전이라는 「산업적」방법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르너회장은 회견에서 『매출액의 14%에 달하는 달러결제 수출 換손실을 줄이기 위해 미국현지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고말했다.현재 15% 정도인 외국산 부품조달 비율도 조만간 30%까지 늘릴 계획이다.달러결제 수출의 손익분기점 인 달러당 1.60마르크를 훨씬 밑도는 1.37대의 마르크高를 타개하기 위한 고육책이다.이를 바탕으로 그는 벤츠사의 올해 매출.순익을 7백30억,27억마르크로 작년대비 각각 3.2%,35.0% 늘려 잡고 있다.
그러나 달러충격 해소의 해법을 유럽단일통화 구축에서 찾으려고한 베르너회장의 이번 발언은 다소 뜻밖이다.경제기반이 가장 튼튼한 나라라는 자신감에도 불구하고 『EMS로 가장 손해가 큰 화폐는 마르크貨』라는 것이 독일의 일관된 입장이 기 때문이다.
洪承一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