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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아웃>갑부 몰라본 사격연맹의 실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7면

운동종목별로 나라마다 선수들간의 빈부편차가 심하다.
우리도 리듬체조.아이스하키.골프.클레이 사격.승마등은 그래도「있는 집」에서 가르치는 경향이 있고 외국의 경우 요트등은 거부들만이 즐길 수 있는 종목으로 통한다.
지금 태릉사격장엔 내년 애틀랜타올림픽 출전쿼터가 걸린 95월드컵사격대회가 한창 열기를 뿜어내고 있다.자그마치 57개국 8백여명의 선수들이 참가중이다.
그러나 이를 주관하는 대한사격연맹이 참가국 선수들의 성향을 잘못 파악했다 항의받는 「웃지못할」해프닝이 빚어졌다.
연맹은 필리핀 선수단이 37명의 엔트리를 신청해 놓고 입국직전까지 연락이 없자 이들이 예약했던 경남호텔에 카자흐선수단을 대신 투숙시켰다.93년대회때 이들이 33명을 출전시킨다고 했다가 1명만 입국,호텔측에 하루 숙박비를 고스란히 물어준 전례가있었기 때문.
그러나 필리핀 선수단은 엔트리숫자보다는 적지만 21명이 뒤늦게 입국,숙소를 요구해왔다.갑작스런 숙소배정요구에 난감해진 연맹은 경남호텔주변의 깨끗한 장급여관을 소개했으나 『이런 지저분한데서 잘 수 없다.필리핀에서 왔다고 「깔본다」』 며 거칠게 항의,한때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설상가상으로 이들이 최고수준의 호텔을 요구하는 바람에 연맹은 운동선수들로서는 드물게 하루 숙박료가 2백~3백달러를 호가하는 힐튼호텔을 추천,여장을 풀게함으로써 사태를 마무리했다.
알고보니 필리핀에서 사격은 대단한 갑부(甲富)가 아니면 이들의 친족들이 즐겨하는 운동이라는 것.실제로 이들 대부분은 자가용비행기를 갖고 있었으며 저택에는 풀장과 하녀 몇명씩을 두고 있는 부유층 자제들인 것으로 밝혀졌다.더욱이 이들 은 사격연맹전직원들을 필리핀에 초청하겠다는 시위성(?)제의를 해와 주최측을 당황케 했다는 후문.
〈申東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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