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참사현장 이모저모-마구잡이 공사 참변에 시민 분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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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사고 소식을 듣고 현장에 달려온 대구시민들은 사상자의 상당수가 등교길 학생들이었다는 이야기를 듣고『웬 날벼락이냐』며 망연자실했다.
이들은 특히 가스가 남아 있는 현장 지하에 미처 수습하지 못한 시체들이 널려 있다는 소식에 발을 동동 구르며 안타까워했다. 대구시 남구대명동 梁연숙(35.주부)씨는『지난해 서울 성수대교 붕괴사고등으로 국민들이 모두 불안해했는데 결국 당국이 안전관리를 소홀히 해 이같은 사고가 난 게 아니냐』며 당국을 원망했다. 시민 김홍창(金弘昌.36.변호사사무장.대구시동구도동)씨는『이번 사고는 마구잡이 공사로 인해 일어난 것으로 시민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며『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되며,이같은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근본대책을 마련 해야한다』고 말했다.
가정주부 박재숙(朴在淑.48.대구시수성구범물동)씨도『이번 사고는 안전대책 부실에서 일어난 인재』라며『관계자를 엄중문책해야한다』고 흥분했다.
○…사고현장에는 미8군소속 헬기를 포함,헬기 2대와 포클레인2대,크레인 8대가 동원돼 생존자구조와 시신발굴을 위해 총력.
그러나 폭발과 함께 인근 수도관이 파열되는 바람에 사고현장으로 물이 흘러들어 큰 웅덩이처럼 된 사고현장에 접근이 어려워 시신발굴과 복구작업에 애를 먹었다.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되는 가스배관은 인도변에 인접해있어이 부근을 지나던 행인들의 피해가 컸고 차도에도 많은 승용차들이 신호를 기다리기 위해 정차한 상태에서 참변을 당해 피해자가더욱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고대책본부는 28일 오후 현장에서 파손된 차량이 승용차 54대,트럭 14대,택시 6대,시내버스 2대,승합차 7대등 모두83대였다고 잠정집계 결과를 발표.
○…지방자치제 선거를 앞두고 일선 공무원들의 기강해이등이 문제가 되고있는 가운데 대구시는 사고발생 2시간이 지나도록 상황실을 설치하지못하는등 비상사태 대처능력에 큰 허점을 노출.
사건발생 20분후 사건 현장에 처음 도착한 경찰.소방관들은 구조장비를 전혀 갖추지못해 구조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못한 것은물론 지하 10m아래에 도달할 수있는 사다리도 사건발생 1시간30분이 지나서야 현장에 도착했으며 1천여명이 넘 는 군.경등구조인원을 효율적으로 통제할 상황실도 2시간이 지나서야 설치되는등 허둥지둥대는 모습만을 보였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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