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관리 업종 뜨고 요구르트 전문점 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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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수도권에서 40여 개 객실을 갖춘 모텔을 운영하는 김모(50)씨는 매달 8000만~9000만원의 매출을 올린다. 각종 비용을 제하면 그의 손에 떨어지는 돈은 매출의 약 50% 선이다. 그가 모텔을 사들이는 데 투자한 돈은 40억원. 연간 수익률이 12%에 육박하는 셈이다.

하지만 이는 일부 ‘잘되는 곳’의 얘기일 뿐이다. 여관·모텔업은 전체적으로 쇠퇴기에 접어들면서 업소 수도 줄고 있다. 이처럼 소자본 비즈니스를 통칭하는 소호(SOHO·small office home office) 사업은 현황이나 전망을 파악하기 극히 까다롭다. 업종도 다양하고 같은 업종이라도 입지나 사업주에 따라 사정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최근 하나은행은 대출 담당자를 위해 90여 개 업종을 분석한 ‘소호 업종 보고서’를 냈다. 그간 대출 심사 과정에서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정확성이 비교적 높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이에 따르면 요즘 ‘뜨는 사업’은 공통적으로 ‘건강’과 ‘여성’을 키워드로 삼고 있다. 과일전문점은 건강을 중시하는 분위기에 따라 각광받고 있다. 임대비용 등을 제외하면 평균 창업비용이 2700만원으로 비교적 저렴한 반면 마진율은 55%에 달해 소자본 창업에 유리하다. 죽 전문점도 여성들의 다이어트식으로 인기를 끌면서 성장세다. 피부·비만관리 전문점은 최근 여성뿐 아니라 남성들까지 고객으로 확보하며 수요가 늘고 있다. 이제 갓 도입된 ‘발관리 전문점’도 유망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요구르트 전문점’은 일시적으로나마 쇠퇴기에 접어들었다. 아이스크림과 유사한 제품으로 여성층에 인기를 끌면서 몇 년간 빠르게 성장했지만 최근 수요가 한계에 달하고 원재료의 수입원가가 상승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것이다. 소규모 테이크아웃형 커피전문점도 성숙기에 진입했다. 매출에서 재료비 비중(25%)은 적지만 인건비 등 기타 비용(40%)이 높은 편이라 수익성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매장 수가 급격히 늘면서 경쟁도 치열해졌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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