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등소평 사후 중국의 갈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전세계의 관심이 중국의 최고실력자 덩샤오핑(鄧小平)의 건강과생사에 집중되고 있다.중국역사에서 절대권력을 행사했던 진시황제나 마오쩌둥(毛澤東)의 일생을 보면 권력이나 부(富)가 불공평하게 분배되어있는 이 세상에도 시간만은 누구에게 나 공평한 것같다.어떠한 권력이나 재력도 인간생명의 근본적인 제한성을 초월하게 할 수 없다.
90세의 노인이 타계한다는 데는 놀랄 것이 없으나 문제는 쑨원(孫文).장제스(蔣介石).마오쩌둥.덩샤오핑과 같은 강력한 지도자에 익숙했던 중국정치가 그와 같은 지도자 없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다.질문은 간단하나 자신있는 대답을 하기 에는 너무 많은 변수가 있다.마오쩌둥 사후 중국에 관한 많은 예측중 맞은것은 毛가 언제고 죽을 것이라는 것뿐이었다는 농담이 생각난다.
美국방부를 위해 준비되었던 한 보고서는 鄧사후 중국이 붕괴될가능성이 50%이상이라고 주장해 언론의 주의를 끌었으나 전문가들의 항의에 의해 보고서 자체가 철회되었다.
이런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다음 몇가지 사실은 중국장래 예측에 도움이 될수 있다.
첫째,권력을 승계받은 사람은 자기의 전임자만큼 권력을 행사할수 없다.이와같은 승계과정의 권력 누수현상은 鄧의 경우에도 적용되어 그의 후계자가 누가 되든 鄧의 권위와 카리스마를 전부 이어받을 수 없다.
둘째,공식적으로 준비된 鄧이후 지도체제는 장쩌민(江澤民)-리펑(李鵬)-주룽지(朱鎔基)를 포함한 집단체제인데 이들 3명 전부 공과대학 출신의 엔지니어로서 공업생산부문에 종사한 경험이 있는 관료출신의 테크노크라트다.이들은 鄧시대의 혁 명간부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型의 정치 엘리트인데,이런 테크노크라트들은 현재 권력의 상층부만이 아니라 중국관료체제의 말단까지 장악하고 있다.이와 같은 중국엘리트형의 변화는 중국근대사의 한 장이 끝나고 새장이 시작되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