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불사조 박철순 LG사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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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93년 은퇴한 메이저리그의 「살아있는 전설」 놀런 라이언은 생애 7번째 노히트노런을 기록하던 날 『오늘에야 내가 나이가 많다는 걸 알았다』는 명언을 남겼다.
「불사조」 박철순(朴哲淳.OB)이 19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LG와의 경기에서 올시즌 첫 승리를 따냈다.朴은 불혹의 나이.
56년 10월12일생이니까 정확히 만 39세1개월7일이다.
朴은 7이닝 동안 LG타선을 5안타 1실점으로 요리,프로야구최고령 승리투수 기록을 갈아치우며 통산 66승째를 올렸다.朴이승리를 거둘때마다 OB 베어스측은 잠실구장에서 「에이스를 위하여」란 노래를 튼다.
최고구속 1백42㎞의 빠른공과 낙차 큰 커브를 적절히 섞어 LG타선을 잠재운 朴은 6회초 무사 2루의 위기에서 LG의 간판타자한대화(韓大化).노찬엽(盧燦曄)을 연속 삼진으로 처리,공의 위력이 여전히 살아있음을 입증했다.
이제 프로 마운드를 지켜온지 14년째,이날 상대한 LG타자 가운데 고졸신인 조현(曺炫)과는 무려 스무살 차이다.
이날 OB 승리의 주역은 지난해 9월4일 朴과 함께 선수이탈사태를 주도했던 간판타자 김형석(金亨錫).金은 2회말 LG선발정삼흠(鄭三欽)의 3구째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올시즌첫 홈런을 때렸다.朴의 승리를 뒷받침하는 한 방이자 개막전에서승리를 거둔 장호연(張浩淵)과 함께 팀에 바치는 「속죄의 한방」이었다.
잠실=李泰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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