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달러추락으로 美수입업자들 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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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달러 가치가 하염없이 미끄러지면서 美 수출기업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지만 수입업자들은 깊은 시름에 빠져있다.
수입업자들은 연일 추락하는 달러값을 지켜보며 이에 대응한 전략마련에 골치를 앓고 있다.
거대 다국적기업들과는 대조적으로 대부분의 수입업자들은 통화 선물(先物)시장을 활용한 환(換)위험 회피에 나서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거래규모가 너무 작기 때문이다.
그 대신 이들은 생존을 위해▲수입선 다변화와 미국내 주문 확대▲직접적인 판매가격 인상▲해외 공급업자와의 담판을 통한 가격인상 억제등의 전략을 동원하고 있다.
와튼경제예측연구소의 경제분석가 산드라 샤버는『급변하는 상황에탄력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수입업자들은 큰 타격을 받게될 것』이라고 말한다.
가구수입업체인 노드 퍼니社의 예를 보자.
노드 퍼니는 덴마크와 스칸디나비아등 북구産 가구를 전문적으로취급했던 회사다.
그러나 지난해 여름이후 덴마크의 크론貨가 달러화에 대해 10%이상 오르자 이 회사는 진열품을 바꿔나가기 시작했다.
달러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통화지역으로 수입선을 다변화한 것이다.
멕시코나 이탈리아가 대표적인 지역이다.
이 회사는 이탈리아로부터 식탁세트와 의자의 수입을 계속 늘리고 있다.
또 페소화 폭락사태를 계기로 멕시코 가구업체들과의 상담을 강화하고 있다.
다만 북구산 가구에 대해선 하는 수 없이 판매가격을 10% 인상했다.
이 회사는 그래도 사정이 나은 편이다.일본제품 수입업자들은 한마디로 초죽음이다.이윤을 대폭 줄이든지,장사를 그만두든지 양자택일해야 할 판이다.엔화는 올들어 달러화에 대해 20% 가까이 올랐다.
일본이외의 다른 아시아 국가를 상대로한 수입업자들도 고통스럽기는 마찬가지다.올들어 달러는 엔화보다는 덜하지만 다른 아시아통화들에 대해서도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아시아 각국은 완제품 생산에 있어 일본부품 의존도가 매우 높다.
그래서 엔고에 따른 원가상승 부담을 속속 완제품에 반영하고 있다.일본이나 아시아 제품을 전문 취급하는 수입업자들은 별다른대책없이 판매가격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소비자들의 반응이 걱정이다.가격인상은 틀림없이 수요위축을 불러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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