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황금25% 취침중-뉴욕 맨해튼 FRB 지하창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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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뉴욕 맨해튼 거리 땅속 어디엔가에 세계 최대의 황금창고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맨해튼 남부 리버티 33번街에 있는 뉴욕 연방준비은행(FRB)의 2.5m 지하(地下)가전세계 황금의 4분의1 이상이 보관돼 있는 바로 그곳.무게로 치면 9천7백50t,시가(時價)1천2백60억달러(약 1백조8천억원)상당의 금괴가 미식축구장 半만한 크기의 지하창고에 차곡차곡 쌓여 황금벽을 이루고 있다.해마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은 2만2천여명 수준.머지않아 뉴욕의 관광명 소로 자리잡을 추세다.
금괴 임자들 대부분은 외국의 중앙은행과 국제금융기구다.뉴욕 FRB는 보관자 역할을 할 뿐이다.FRB가 세계 최강국 미국의정치중립기관이므로 안심하고 맡길 수 있고,세계 금융의 중심도시가 뉴욕인 만큼 금을 결제수단으로 사용하는 거래 의 경우 운반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이 맨해튼의 지하로 세계의 금이몰려든 이유다.특히 이곳에 금을 보관해둔 측끼리 거래를 하는 경우라면 창고안 금괴의 위치를 변화시키는 것으로 지불이 완료된다는 것이다.
별도의 보관료는 없지만 금이 FRB의 창고밖으로 나가거나 들어올 경우에 운반비를 내야 한다.개당 13㎏이나 되는 금괴를 벽돌처럼 쌓아 정리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어서 운반자들은 부상에 대비,마그네슘으로 만든 특수신발을 신는다.
창고로 들어온 금은 감사.경호.금고서비스팀등으로 구성된 통제그룹이 지켜보는 가운데 빛깔과 순도에 따라 등급이 매겨진다.보관상태도 완벽에 가깝다.특수경비대의 철저한 감시는 물론 지하창고 자체가 특수 콘크리트 구조물로 된 외벽에 둘러 싸인 금고나다름없다고 한다.황금창고를 드나들 수 있는 문은 아예 없다.단다중 통제 장치로 작동되는 자물쇠를 순서에 따라 열면 다음날 일정시간에 강철 콘크리트 구조물 사이를 수직으로 회전하는 강철실린더가 90도 회전하면서 높이 2.7m,폭 3m의 틈새를 드러낸다. 『부르스 윌리스 주연의 영화「다이하드3」의 처음 구조는 뉴욕 FRB에 보관된 황금을 탈취한 도둑과 이들을 추적하는경찰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그러나 영화사측은 이곳의 시설을 둘러보고 난 후 아예 무대를 바꿔버리더군요.』 1백% 안전보 관을 자신한다는 피터 박스탄스키 뉴욕 FRB부총재의 설명이다.
[뉴욕=朴長羲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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