臺北 한인학교 폐교위기-韓中 수교이후 학생수 급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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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臺北=劉光鍾특파원]지난 62년부터 운영됐던 타이베이(臺北)시내의 한국인학교(국민학교과정)가 학생수의 급격한 감소에다 재정난등으로 폐교 위기에 몰리고 있다.
이 학교의 학생수는 지난 90년초까지 한때 1백20명에 달했으나 韓-中수교가 이뤄진 지난 92년 이후 급격하게 감소하기 시작해 현재는 15명만 취학하고 있다.
이는 현지에 주재하는 상사원들 대부분이 한국인학교 운영부실과자녀들에 대한 영어교육 중시등을 들어 한인학교에 자녀들의 취학을 꺼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이 학교는 자체 구입한 통학버스 운행마저 멈춘 상태며 최근에는 학교운영을 둘러싼 마찰등으로 현지 채용 교사들마저 사표를 내 외국인학교에 다니는 한국인 자녀들을 위한 「토요학교」운영마저 안되고 있는 실정이다.
학교관계자들은 학생수의 급격한 감소때문에 교사봉급 지급과 통학버스 운영마저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학부모들이 앞으로 자녀들의한국인학교 취학을 더욱 꺼리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지의 한 학부모는 『학교운영이 너무 어렵고 관계자들끼리의 잦은 충돌로 학부모 회장을 맡을 사람마저 나서지 않고 있다』며『이같은 추세로 가면 머지않아 폐교위기에 봉착할 것 같아 정부측의 지원대책이 절실한 형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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