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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CCESS 인상학] 上.역대 지도자의 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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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가 잘 생기면 사람이 반듯하고 정직하다. 너무 높으면 나만 반듯하니 도도하다는 말을 듣는다. 어린 아이가 귀엽고 애교 있어 보이는 것은 코가 낮아서이기도 하다. 즉, 코는 사람의 위상을 나타내는 것이다. 코는 재복궁, 돈을 나타내는 자리이기도 하다. 예부터 귀 잘생긴 거지는 있어도 코 잘생긴 거지는 없다고 했다. 국가 운영을 책임진 대통령의 코는 나라 경제와 직결된다.

한동안 유행했던 우스갯 소리를 하나 하자. 대통령이 되기 전 YS는 멸치배가 들어오면 아버지를 찾아가 돈을 몽땅 들고 나갔다고 한다. 그의 아버지는 속상해서 "저게 대통령 되면 나라 말아먹을 거고 안 되면 집안 말아먹을 것"이라 말하고 다녔단다. YS는 콧구멍이 커서 돈의 드나듦이 크다. DJ도 비슷하다. 콧구멍이 크면 행동하는 스케일이 크다. 그런데 평소에 콧구멍이 작은 사람은 큰 사람보다는 호흡을 작게 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행동도 작다.

코는 좌우 콧방울과 코끝의 비율이 1:2:1이 되어야 적당하다. 코끝이 둥글어야 '돈코'라고 한다. 콧방울에 탄력이 있으면 남성은 아내, 자식운이 좋고 아내는 남편운이 좋다고 본다. 콧방울은 자신을 보좌해주고 받쳐주는 것이라 탄력 있으면 공격.방어력이 좋다고도 본다. 이는 역대 대통령 중 YS와 DJ가 단연코 으뜸이다. 험난한 야당 생활을 거치면서 공격력을 키운 셈이다. 아랫배에 힘을 주면서 "두고 보자"라며 인내하면 콧방울에도 힘이 간다. 인내할수록 자연히 콧방울에 탄력이 붙는 것이다. 좋은 콧방울을 타고난 사람이라도 오랜 세월 순하게, 남의 의견을 따르며 살다 보면 탄력을 잃어 다소곳해진다.

더 거슬러 올라가 보자.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 대통령은 콧방울에 탄력이 별로 없었다. 코가 전체적으로 곱고 동그스름했다. 콧방울도 크지 않았다. YS나 DJ처럼 목숨을 걸고 정치를 한 게 아니라 비교적 힘들지 않게 권력을 잡았다는 뜻이다.

최규하 대통령은 코에 탄력이 없으면서 살집은 좋았다. 코가 얼굴에 비해 크면 보수적이고 고집스럽다. 재주부림도 약하다. 자기가 욕심을 내서 권력을 잡으려고만 했다면 쿠데타가 일어나든 말든 힘 싸움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자기 위상은 있고 체면을 차리는 데다 공격력과 방어력이 떨어지는 코 모양대로 잠시 허수아비 노릇을 했던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은 코가 작고 낮고 짧은 데다 살도 별로 없었다. 코 생김처럼 도도하지도 않고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재산도 없었다. 대통령이라도 그리 화려하게 살지 않았다. 그가 집권하던 시기는 "잘 살아 보세"라는 새마을 운동가가 흘러 나오던 어려운 시대였다. 여유 없이 힘들고 바지런하게 살아가는 국민의 모습이 그의 코에 담겨있다.

전두환 대통령의 코는 콧방울과 코끝의 비율이 1:2:1로 실하다. 정면에서 봤을 때 콧구멍이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콧방울이 콧구멍을 잘 싸고 있는 코는 사업가라면 엄청나게 돈을 잘 버는 코다. 학자보다 사업가가 어울린다는 뜻이다.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코가 낮은 박대통령이 고생한 성과를 거두게 된다. 나라의 광에 돈이 넘쳐서 국민도 잘 살게 된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코도 좋았다. 그들이 집권하던 시기에는 그래도 경제적으로 살기 좋았고 그들 역시 개인 주머니를 두둑히 채웠다. 둘 다 크고 잘 생긴 코인데 전씨의 코가 더 탄력 있다. 그래서 그에게 들어간 돈은 더 꺼내오기 어려운 것이다. 전씨도 콧방울의 탄력이 조금 더 떨어지면 재산을 내놓게 돼 있다. 다만 아직은 탄력이 안 떨어졌다. 뒤져서 꺼내갈 수 밖에 없다.

정면에서 콧구멍이 잘 보이지 않는 사람은 속마음도 잘 드러내지 않는다. YS나 DJ가 퇴임 후에도 정치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그들의 콧구멍이 훤히 드러나 보여 속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때문이다. 전씨와 노씨는 감옥에 갔다 와도 말이 없다. YS는 공격력.방어력은 좋지만 속도 보이고 돈도 나간다. 외환위기를 맞은 것도 콧구멍과 연결이 된다. 대신 씀씀이가 뚜렷하기 때문에 자기 주머니를 채우지는 않았으리라 생각된다. DJ는 햇볕 정책으로 북한에 돈을 퍼주는 등 씀씀이가 컸다. 코가 크고 들려 있으면 들어오고 나가는 씀씀이가 크다.

그러면 노무현 대통령의 코는 어떤가. 옆으로 퍼져 펑펑하고 뾰족하지도 작지도 않고 길지도 않은 데다, 콧구멍이 보이지도 않고 탄력이 있지도 않다. 살은 좀 있다. 썩 나갈 것도 들어올 것도 없는 코다. 밀어붙이는 저력은 강한 코라 이런 저런 시작을 많이 하는 코다. 그러나 코가 둥글어서 비교적 따뜻하다. 코끝이 둥글면 애정이 많다. 애정으로 따지면 전두환 전대통령이 가장 많다. 돈은 자기 것이라 생각해도 대인관계는 잘 했다는 뜻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코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중간쯤 된다. 많이 웃어주고 지긋하게 인내하면서 길게 바라보는 연습을 하면 코에 탄력이 붙을 것이다. 인상학적으로 봤을 때는 대통령의 코에 탄력이 붙어야 비로소 나라 경제도 좋아진다.

주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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