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체협 회장 선거 ‘친이 - 친박’대리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9면

국민생활체육협의회(국체협) 회장 자리를 놓고 한나라당 소속 현역 의원끼리 격돌할 전망이다.

국체협은 22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이사회를 열고 회장 후보를 결정한다. 한나라당 소속인 이강두·홍문표 의원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만약 이사회에서 이들이 단일후보로 정리되지 않으면 29일 서울 석촌동 잠실롯데호텔에서 열릴 대의원 총회에서 경선을 치러야 한다. 1991년 국체협이 출범한 이래 회장 경선은 한 차례도 없었다.

▶이명박 - 박근혜 대리전 양상=이강두 의원은 2006년 6월 국체협 이사회에서 회장 후보로 단독 추대됐다. 하지만 문화관광부가 ‘정치적 중립성’을 이유로 취임 승인을 거부했고, 현재까지 법정 공방 중이다. 1심에서 법원은 이강두 의원의 손을 들어준 상태다. 이 의원 측은 “2006년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도 노무현 정부가 승인을 거부해 취임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지지해 주신 분들의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홍문표 의원 측은 “ 많은 분이 ‘힘 있는 사람이 (국체협을) 맡아야 한다’고 얘기해 와 평소 관심 분야였던 생활체육 발전을 위해 일하려는 것”이라고 뒤늦게 회장직에 도전한 이유를 설명했다. 전국게이트볼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이 의원은 당내에서 친박근혜계로, 전국생활체조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홍 의원은 친이명박계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이번 회장 선출을 이명박-박근혜 ‘대리전’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문화부, 이번엔 승인 거부 못할 듯=둘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차기 국체협 회장은 한나라당 당적을 가진 정치인일 수밖에 없다. 문화부는 2년 전 “당적 보유만으로도 정치적 중립성이 부정된다”는 법리까지 동원해 가며 이 의원의 회장 승인을 봉쇄했다. 회장 후보가 야당 아닌 여당 소속으로 바뀐 상황에서 문화부가 또 거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장혜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