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북핵 평화적 해결 자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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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2일 "북한 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풀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을 방문한 반기문(潘基文)외교통상부 장관을 만나 "이번 6자회담에서 한.미 양국이 북핵 폐기라는 확고한 공통의 메시지를 (북측에)전달한 성과를 거뒀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외교통상부 관계자가 전했다.

부시 대통령이 베이징 2차 6자회담에 대한 한국 측의 평가를 묻자 潘장관은 "전적으로 만족스럽다고 할 수는 없지만 몇가지 긍정적인 징후가 있었다"면서 최초로 문서 합의를 도출한 것을 최대의 성과로 꼽았다.

북한이 핵폐기의 확고한 의사가 있다고 보느냐는 부시 대통령의 질문에 대해 潘장관은 "궁극적으로 그렇다고 생각한다"면서 "북한을 제외한 5개국이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폐기(CVID)라는 분명하고 강력한 메시지를 북한에 줬다"고 대답했다.

부시 대통령은 용산의 주한 미군기지 이전과 관련해 "지난번 방한 때 한국으로서는 엄청난 부동산 가치가 있는 시내 한복판의 땅에 미군기지가 있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면서 "그 땅을 군대가 사용해 그 가치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부 계층에 불만이 있었고 그래서 기지를 이전키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점을 노무현(盧武鉉)대통령이 이해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주한미군 재배치로 한.미 양국의 연합 방위능력은 약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무기나 병사, 장비가 모두 엄청난 발전을 했고 세상도 변하고 있어 이 같은 재배치가 양국의 연합 방위능력을 절대로 약화시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기아와 식량난을 감안해 적절한 시기에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하겠지만 북한이 미국의 의도를 잘못 짚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미 관계 발전에 있어서 盧대통령의 기여를 높이 평가하며 盧대통령과의 각별한 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라크 재건을 위한 한국의 기여에 깊은 사의를 재차 표명하고 이를 盧대통령에게 전달해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潘장관의 부시 대통령 면담은 참여정부의 외교통상부 장관으로서는 지난해 9월 당시 윤영관(尹永寬)장관의 면담에 이어 두번째다.

워싱턴=김종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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