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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때 잃어버린 산이름 찾는운동 부산서 활발히 전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일제때 잃어버린 산이름을 찾는 운동이 부산에서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부산을 가꾸는 모임」(회장 崔海君.소설가)은 부산진구와 서구의 경계에 위치,일제때부터 고원견산(高遠見山)으로 잘못 불리고 있는 엄광산(嚴光山)의 산 이름을 되찾기로 하고 5일 산정상에 화강암으로 만든 높이 60㎝,너비 30㎝가량 의 「엄광산」표석을 세웠다.
이 단체는 이에앞서 지난달 부산시에 고원견산을 엄광산으로 이름을 바꾸자는 건의서를 내고 지도상의 산이름 변경도 추진하고 있다. 해발 504m인 고원견산은 동으로는 동구초량동 뒷산인 구봉산(龜峰山)으로 이어지고 부산진구개금동 남쪽과 서구동대신동북쪽의 배산(背山)이 되고 있는데,우리나라 옛기록에서는 찾아볼수 없는 이름이다.1740년 간행된『동래부지(東萊府誌 )』에는이 산이 「엄광산」이라 표기돼 있으며,김정호(金正浩)의 「청구도」채색사본에서 옮긴 그림에도 현재의 고원견산 자리에 있는 위치에 산모습을 그리고 「엄광산」이라 기록돼 있어 고원견산이 엄광산이 틀림없다는게 이 모임의 의견이다.
이 모임의 부회장 서세욱(徐世旭.49)씨에 따르면 원견은「멀리 보인다」는 뜻으로 일제때 부산에 살던 쓰시마(對馬島)출신의일본인들이 멀리 쓰시마를 바라볼 수 있는 이 산을 「원견악」또는 「고원견산」으로 부른데서 유래됐다는 것이다+ 한편 「부산을가꾸는 모임」은 지난해 4월17일엔 일제때 잘못 불려진 부산영도의 고갈산(枯渴山)을 본디의 이름인 봉래산(蓬萊山)으로 환원하기 위해 봉래산 정상에 표석을 세우기도 했다.
또 강서구청은 광복 50주년을 맞아 지역주민의 애향심 고취를위해 지난 3월 중순 낙동강 하류의 옛명산인 칠점산(七點山)이있던 곳인 부산시강서구대저1동 칠점마을앞에 높이 2m,너비 2m20㎝의 칠점산 형태의 표석을 세웠다.
칠점산은 아주 옛날 바다에 점점이 떠있던 7개의 섬이 낙동강에 토사가 퇴적되면서 김해평야 한가운데 우뚝 솟은 것으로 전해져 오고 있다.
[釜山=姜眞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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