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KCC ‘하승진에 맞춰 다 바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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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2008 신인 드래프트에서 ‘하승진(2m23cm) 대박’을 터뜨린 프로농구 KCC가 거인 맞이 준비에 한창이다.

역대 최장신 센터를 뽑으면서 침대, 구단 버스 등 손 볼 데가 한두 군데가 아니다. 구단은 맨 먼저 초대형 침대를 특별 주문했다. 가장 큰 킹사이즈는 길이 2m에 폭 1m60cm다. 하지만 하승진에겐 킹사이즈도 너무 작다. 무릎을 펴고 잘 수가 없다. 따라서 구단은 길이 2m70cm 짜리 대형 침대를 맞춤 주문했다.

또 하승진을 위한 유니폼도 별도 주문 제작에 들어갔다.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사이즈로는 맞는 게 없기 때문이다. 이동 수단도 문제다. 현재 같은 팀의 서장훈(2m7cm)은 버스 맨 뒤에 탄다.

뒷 자리 가운데에 않아 차량 복도 사이에 의자를 놓고 그 위에 발을 올려놓는 식이다. 하지만 하승진이 합류하면서 별도 제작이 불가피해졌다.

KCC 구단은 버스 제조회사에 하승진이 편히 앉을 수 있도록 특별 시설을 부탁해 놨다.

조진호 KCC 홍보팀장은 “하승진도 오고 해서 버스를 특별 주문했다. 제작하는 데 시간이 걸려 시즌이 끝난 뒤에나 나올 것 같다. 일단 임시방편으로 지금 사용하고 있는 버스의 의자를 몇 개 뜯어내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KCC 구단은 신경 써야 할 부분이 한둘이 아니지만 내년 우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마냥 즐거운 분위기다.

하지만 하승진에게 베푸는 ‘특별 배려’가 다른 선수들에게는 자칫 ‘특혜’로 비칠까 봐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다. 최형길 KCC 단장은 “하승진이라고 특별 혜택을 줄 생각은 없다. 최소한 신체적으로 불편함을 느끼지 않게 해줄 뿐”이라고 말했다.

문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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