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택총재 관훈토론과 지방선거 구상-反民自연대 쉽지않을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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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민주당 이기택(李基澤)총재는 6월 지방선거가 어려운 시험대다. 30일 관훈토론회에서『97년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의욕을 재확인한 李총재에게 이번 선거는 내년 총선과 대통령선거의 기초를 다지는 대회전이다.8월 전당대회에서 총재 재신임 여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된다.
그러나 선거판도가 지역할거주의로 다시 짜여지고 있어 李총재의입지는 좁아지고 있다.호남대 非호남구도에서 87년「1盧3金」형태가 변형된「3金1TK」구도의 등장은 그로서는 견디기 어렵다.
李총재가 관훈토론회에서 지방선거에서 지역할거주의 가능성을 지적하고,『모든 정당.국민은 이를 막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위기의식을 반영한 것이다.
李총재는 이번 선거에 실패하면 책임론에 휩싸일 수 있다.그렇다고 모든 성과가 김대중(金大中)아태재단이사장의 몫으로 해석되는 것도 막아야한다.
李총재는 토론회에서『反민자 연대는 명분은 좋지만 과거의 경험으로 볼 때 실천은 잘 안된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反민자 연대 구상은 김종필(金鍾泌)자민련총재와 제휴하고 여기에 TK(대구-경북)를 포함시켜 민자당을 고립시키는 것 .
구체적으로 金이사장은 호남과 서울,경기만 차지하면 충청도세가강한 인천을 포함해 강원.충북등 경합지역은 자민련에 후보를 양보할 수 있다는 생각인 것이다.대구-경북지역도 反민자 성향의 무소속후보가 당선되도록 당공천을 포기할 생각이다 .연합공천은 金이사장의 지방선거전략의 중요한 부분이다.그러나 李총재는 이 부분에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그는 자민련의 아성인 대전시장 후보로 변평섭(邊平燮)씨를 일찌감치 공천해놓고 있다.호남지역외제3의 지역에서 민주당을 약진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반영한 것이다. 이는 연합공천 구도가 정립되면 李총재가 디딜수 있는 지역기반이 없다.李총재만 허공에 뜨는 구도다.그렇기 때문에 金이사장의 反민자연대를 사실상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그동안 당내에서지지기반의 집중도가 크게 떨어지나 지역적으로 넓다는 것이 李총재가 내세우는 대목이었다.그러나 지역할거주의가 고조되면 그나마도 빛을 잃는다.더구나 李총재는 金이사장의 고정표에 의존하지 않고 지방선거를 잘치렀다는 점을 인정받아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李총재는『공천장 도장을 내가 찍는다』고 강조했다.金이사장과 의견이 맞지 않을 때는 자신의 구상을 밀고나가겠다는 뜻이다.관훈토론회에서 그는 金이사장이 정계복귀하더라도 경선을 하겠다고 말했다.그러면서도 金이사장의 정계은퇴를「우둔해서인 지」믿고 있다고 쐐기를 박았다.
〈金鎭國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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