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라이트>SBS"우리들의 넝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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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압구정동 유흥가의 화려하고 세련된 모습만이 서울의 전부인양 느껴지는 90년대.하지만 서울 시민의 절반 가까이는 아직도 고향을 떠나 객지에 사는「촌놈」의 정서를 가슴에 담고 있다.
MBC-TV『서울의 달』이후 한동안 사라졌던「촌놈」들의 인생살이가 다시 브라운관에 돌아온다.5일부터 방송되는 SBS-TV12부작 미니시리즈『우리들의 넝쿨』이 바로 그것.원작인 최일남의 소설이 60,70년대를 배경으로 삼은 것과 달리 이 미니시리즈는 물질적 풍요와 유행의 폭이 늘어난 90년대에 맞게 신세대 촌놈의 이야기를 그리겠다고 벼르고 있다.
『우리들의 넝쿨』의 세 주인공은 피자가게 배달부 김부억(김정균扮),애견센터 종업원 박창수(김세준扮),미용실 보조 손병덕(남지헌扮)이다.충청도 산골출신으로 고추농사를 짓다 망해 서울로도망친 김부억은 우직하고 순수하다 못해 바보처럼 보이는 70년대 스타일의 촌놈.부억이란 이름도 어머니가 부엌에서 낳았다고 지어진 것이다.
한편으론「억수로 부자가 되라」는 뜻도 담겨 있다.반면 박창수는 전라도 외딴 섬 출신이기는 해도 술집 웨이터.창고 경비원.
오방떡 장사.여관 종업원 등을 거치면서 영악할대로 영악해져 부억과는 영 딴판인 인물이다.부억이 이름처럼 주방 장으로 성공해보려는 꿈을 간직한 반면 창수는 호텔 사장님이 되는 것이 꿈이다.여성적인 외모에 시력도 나쁘고 몸도 연약한 손병덕은 경상도출신.본래 이발사가 될 생각이었으나 계산 빠른 창수의 권유로 미용사쪽으로 방향을 돌렸다.세 주 인공 부억.창수.병덕은 각각하반신 마비인 부잣집 딸 은하(정혜영扮),늘씬한 노래방 종업원혜지(임경옥扮),노처녀 미용사 미스 현(김선애扮)을 마음에 두고 밀고 당기기를 벌이면서 드라마를 이끌어 갈 계획이다.
李后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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