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긴 설 휴가 … 주식 투자 어떻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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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설이 코앞에 닥쳤다. 명절 때만 되면 투자자들은 주식을 팔아야 할지 고민스럽다. 긴 연휴 동안 해외에서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악재가 터지고 아시아, 특히 한국에서 증폭 반영된 1월의 롤러코스트 장세를 지켜본 터라 이번엔 고민이 더욱 크다.

시장 사정만으로 본다면 들고 가는 것도 괜찮아 보인다. 4일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3.61% 올라 1690.13을 기록했다. 지난달 30일 1600선 아래로 주저앉았던 증시가 사흘 연속 반등하더니 다시 1700선에 바짝 다가선 것이다. 코스닥 시장도 4.21%나 올랐다.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상승했다. 일본과 홍콩·싱가포르·인도는 2~3%씩 올랐다.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는 정부의 증시 부양책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가 퍼지며 8% 이상 상승했다.

증시를 둘러싼 여건도 호전되고 있다. 지난주 미국 노동부는 일자리 수가 2003년 이후 처음으로 1만7000명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1월 제조업지수는 50.7로 전달의 48.4보다 높아졌고, 미시간대가 발표한 1월 소비자태도지수 역시 75.5에서 78.4로 상승했다. 하나대투증권 서동필 연구원은 “이미 미국 실물 지표가 안 좋을 것으로 예상한 만큼 나빠진 고용지표보다는 제조업 전망치가 좋아졌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외국인들의 태도도 긍정적이다. 1일 소폭 매수 우위로 돌아선 외국인들은 4일엔 269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처럼 외부적 불안요인과 수급 문제가 풀리면서 저가 매수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일단 1750선까지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아직 남은 불안요소=그러나 아직 미국 경제의 방향성이 확실히 드러나지 않은 점이 우려스럽다. 이번 주에도 미국에선 4분기 노동생산성과 12월 소비자 신용 등 주요 지표가 줄줄이 발표된다.

한국증권 김학균 선임연구원은 “당분간 여러 지표가 혼란스러운 양상을 띨 것”이라며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규모가 완전히 드러날 때까지 혼란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들의 매수 전환이 한시적인 움직임이라는 지적도 있다. 지난달 과도하게 공매도(주식을 빌려 미리 팔아 놓는 것)했으나 주가가 반등하자 추가 손실을 막기 위해 급히 사들이는(쇼트커버링) 현상이라는 것이다.

펀드에 대한 구조조정도 시작됐다. 그동안 손실이 컸던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굿모닝신한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404억원, 31일 418억원이 순유출(재투자분 제외) 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국내 주식형 펀드에는 꾸준히 돈이 들어오고 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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