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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업>영화"혈맥""카루나"동시출연 배우 박준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7면

연기에 뛰어든지 7년.박준규(30)는 요즘처럼 가슴부푼 적이 없다.『혈맥』과 『카루나』등 두편의 영화출연 제의가 한꺼번에 들어왔고,그것도 이제까지와는 다른 배역들이어서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마음 한구석이 무거운 것은 아버지 박노식씨의 오랜 투병생활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15일 밤도 그는 목동 이대병원의 아버지병상에서 꼬박 샜다.
왕년의 인기스타 박노식의 외아들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그는 주위에서 효자 소리를 듣는다.
『언젠가 한 시상식에서 독고영재선배가 「최민수씨가 이 자리에서 상을 받는 걸 보았을 때 아버지 뵐 면목이 없었습니다.이제제가 이 상을 받으니 조금이나마 체면이 서는 것 같습니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어요.텔레비전을 보고 있던 저 또한 아버지께 죄스러웠습니다.일단 연기의 대물림에 나선 이상 인정받아야 하는데,그때의 처지는 그게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그는 「다음엔 내 차례다」는 각오로 항상 연기에 임해왔다고 털어 놓는다.최민수.독고영재.허준호등 다른 2세 배우들이 잘 「나가고」있는 것에 비하면 그는 아직 무명에 가깝다고 해야할 것이다.그래서 그는 이번 신작 두편이 그의 화려한 변신을 위한 디딤돌이 돼주기를 기대한다.
『혈맥』에선 일본이 전국 명산에 박아 놓은 철심을 뽑아 민족정기를 회복시키는 것을 사명으로 삼는 주인공 역에 발탁될 것이확실하며 이일목 감독의 『카루나』에서는 방황하는 전통도예가문의아들(김정훈역)을 잡아주어 고려청자의 빛을 다 시 볼 수 있게하는 절친한 친구(상철)로 나온다.
『「카루나」로 그동안 굳어진 터프가이 이미지에서 탈피,온순하고 내면적인 연기를 하게 됐다』는 박준규는 『활극 성격이 강한「혈맥」도 영화가 무게를 유지하려면 주인공의 심리연기가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며 이미지 변신을 반기는 표정이 역력하다.연극계에서는 잘 알려진 연기파.
뮤지컬『95아가씨와 건달들』에서 중심역인 나산역을 맡아 공연중이다. 중학교 졸업후 아버지를 따라 도미,88년 돌아온 그는로스앤젤레스의 컬럼비아 연기전문스쿨에서 연기를 익혔다.
글=李揆和기자 사진=吳東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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