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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장수프로 "우정의무대""장학퀴즈" 폐지론들먹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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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군인과 고교생을 각각 대상으로 한 유일한 방송프로인 MBC의『우정의 무대』와 『세계로 가는 장학퀴즈』가 오는 4월 봄철개편에서 낮은 시청률과 소재고갈을 이유로 폐지가 검토되고 있어 논란을 빚고있다.
MBC편성관계자는 각각 22년.6년째 방송돼온 두 장수프로가최근 시청률 하락과 아이디어.소재빈곤 현상이 뚜렷해져 오는 4월10일께 단행될 개편에서 폐지 또는 포맷변경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지난주말 3백회를 맞은 『우정의 무대』는89년 첫방송이래 장병들의 즉석쇼와 어머니.애인과의 상봉코너등참신한 아이디어로 인기를 끌었으나 6년간 똑같은 포맷이 반복되면서 최근에는 시청률이 20%미만으로 떨어지는등 시청 자의 식상현상이 뚜렷해졌다는 것이다.
또 73년 『장학퀴즈』로 시작해 오는 19일로 1천86회를 맞는 『세계를 가는 장학퀴즈』도 우승자들에게 영국.독일등에 테마여행을 보내는등 「인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학습퀴즈라는 고정틀 때문에 시청률이 10%를 넘지못해 결국 폐지대 상에 올랐다. MBC측은 『두 프로가 사회적 기여도가 높은데다 방송사 이미지관리에도 좋은 프로』임을 인정하면서도 『단지 시청률을 따지기 앞서 장수에 따른 프로그램의 매너리즘 때문에 페지를 검토하게 됐다』고 밝혔다.
MBC는 『우정의 무대』를 폐지하는 대신 육.해.공군 3개부대의 대항전 형식의 새 프로로 교체하고,『세계로…』는 고교생 대신 대학생대상의 퀴즈나 기행프로로 개선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그러나 3軍 대항전은 일치단결과 명예를 존중하는 군 속성상수용이 어렵고 대학생퀴즈 또한 『퀴즈아카데미』등 옛 프로와 차별화하는 아이디어 개발이란 과제를 안고있다.
두 프로의 폐지검토 사실이 알려지자 시청자.군인및 일부 방송인들은 『고교생.군을 위한 다른 프로가 없는 실정에서 시청률이떨어졌다는 이유로 폐지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며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세계로…』의 경우 사각지대인 일요일 아침8시대에 방송되는 불리함속에서도 고교생 고정팬을 확보하고 있으며,「방송사상 최장수이자 유일한 고교생학습프로」란 상징성은 시청률로는 측정할 수없는 무형의 재산이란 것이다.
또 『우정의 무대』는 『배달의 기수』폐지이후 방송에서 소외돼온 군을 순수 민간주도로 시청자와 연결시켜주고 있는만큼 사회통합 차원에서도 존속시킬 필요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우정의 무대』『세계로…』를 교대로 연출했던 MBC의 한 PD는 『개편때마다 폐지설이 돌았음에도 두 프로가 명맥을 유지해온 것은 방송사측도 그 위상과 기능을 인정하기 때문』이라며 『두 프로를 살리려면 「세계로…」에 연예인 리포터를 기용하는등 달라진 시청자 구미에 부응하는 아이디어 개발에 인색지 말아야할것』이라고 말했다.
姜贊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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