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4강전 3국 하이라이트>
○·구 리 9단(중국) ●·박영훈 9단(한국)
그러나 구리 9단은 확실히 남다른 데가 있다. 그는 도주하는 와중이건만 상변 흑진의 바늘 끝만 한 빈틈을 용케도 찾아냈다.
실전 진행(66 ~72)=66으로 이은 뒤 68로 끊은 수가 절묘한 응수 타진. 흑이 A로 잡으면 백B가 선수로 들어 백△가 완생의 돌이 된다. 백△가 살아난다는 것은 흑▲들의 퇴로가 끊기는 것을 의미하며 C부근의 위협이 크게 가중된다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69쪽으로 잇자 이번엔 70으로 뚝 끊는다. 수가 안 나면 보태주는 수. 그러나 72로 빠지자 상변이 금방 탈이라도 날 것처럼 불안해졌다. 백D로 두면 당장 수가 나니까 응수를 하긴 해야 하는데 71쪽도 은근히 엷다. 공격하던 흑이 심상치 않은 사태에 동작을 멈췄다. 수 잘 내는 구리, 그는 아무튼 연구 대상이다.
박치문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