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 직전인 이날 오전 6시 아리스티드는 증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사직서에 서명했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아리스티드는 도미니카를 거쳐 모로코나 대만이나 파나마, 혹은 남아공화국으로 망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990년 사상 첫 민선 대통령으로 당선한 아리스티드는 이듬해 군부 쿠데타로 실각해 망명길에 올랐다가 94년 2만명의 군대를 파견한 미국 등 국제 사회의 개입에 힘입어 권좌에 복귀했다. 2000년 재선에 성공한 그는 쿠데타 재발을 막기 위해 군대를 해산하기도 했다. 그 결과 이번 반군의 공격을 막아낼 변변한 병력조차 없었다.
무정부 상태에 빠진 포르토프랭스 시내 곳곳에선 약탈과 살인이 벌어지면서 미국을 향해 탈출하려는 보트피플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예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