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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티드 아이티 대통령 실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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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반군과 국제 사회의 사임 압력을 받아온 장 베르트랑 아리스티드 아이티 대통령이 반군의 수도 진격을 눈앞에 둔 29일 오전 아이티를 떠나 도미니카 수도 산토도밍도에 도착했다. 이로써 지난달 반란을 일으킨 반군 지도부의 정권 장악이 확실해졌다.

탈출 직전인 이날 오전 6시 아리스티드는 증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사직서에 서명했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아리스티드는 도미니카를 거쳐 모로코나 대만이나 파나마, 혹은 남아공화국으로 망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990년 사상 첫 민선 대통령으로 당선한 아리스티드는 이듬해 군부 쿠데타로 실각해 망명길에 올랐다가 94년 2만명의 군대를 파견한 미국 등 국제 사회의 개입에 힘입어 권좌에 복귀했다. 2000년 재선에 성공한 그는 쿠데타 재발을 막기 위해 군대를 해산하기도 했다. 그 결과 이번 반군의 공격을 막아낼 변변한 병력조차 없었다.

무정부 상태에 빠진 포르토프랭스 시내 곳곳에선 약탈과 살인이 벌어지면서 미국을 향해 탈출하려는 보트피플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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