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원정팀 초청받은 한국 산악인 엄홍길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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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한 산악인이 국내 처음으로 외국 원정대의 정식대원으로 참여,8천m급 고봉 두곳을 연속으로 도전한다.
화제의 주인공은 「탱크」란 별명으로 산악계에 널리 알려진 엄홍길(嚴弘吉.35)씨.
嚴씨는 스페인 바스크산악인들과 함께 네팔 히말라야의 마칼루(8,463m)와 브로드피크(8,047m)에 연속 도전한다.
嚴씨가 스페인원정대의 일원으로 참여하게 된 것은 스페인원정팀의 후아니토 오이아르자발(38).마리 아브레고(55)와 산에서맺은 우정이 계기가 됐다.
『지난90년 에베레스트 원정때 이들과 처음 만났습니다.이어 92년 파키스탄 낭가 파르바트,지난 1월 남미 아콩카과 원정 등 세번이나 우연히 만나다보니 정이 들었어요.이런 인연으로 원정팀 참여를 제의해 왔고 흔쾌히 받아들였습니다.』 嚴씨는 11일 출국,네팔 카트만두에서 스페인 마칼루팀(대장 후아니토 오이아르자발)과 합류,4월말 정상공략에 나선다.
이어 국내에 들어온 뒤 5월께 재차 출국,브로드 피크팀(대장마리 아브레고)과 합류해 6월께 브로드 피크 원정에 나설 예정. 경비는 전적으로 스페인팀이 부담한다.
『말이 잘 안통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안되더군요.모두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어선지 눈빛만 봐도 서로가 무엇을 원하는지 금방알게 돼요.세계에 모두 14곳인 8천m급 고봉중 국내 산악계가유일하게 오르지 못한 브로드 피크를 이번에 반드 시 정복하겠습니다.』 嚴씨는 지난 88년 에베레스트를 등정했으며 93,94년 히말라야 초 오유.시샤팡마 연속등정에 성공했다.
그는 85년 이후 성공여부를 떠나 한해도 거르지 않고 8천m급 고봉에 도전,「탱크」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
河智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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