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 회장 15 對 1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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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우리은행의 지주회사인 우리금융지주의 회장 후보에 내로라 하는 저명 인사 15명이 자천 타천으로 몰려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재정경제부.한국은행.시중은행 등 관계.금융계 출신 유력 인사가 대거 포함된 데다 외국계 컨설팅회사, 증권.선물회사, 학계 등 다양한 직군의 중량급 얼굴들이 가세해 낙점을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특히 금융계 관치 인사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은 시점에서 이헌재 경제부총리 취임 후 금융계 새판짜기의 첫 인사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금융계 별들의 전쟁=윤병철 우리금융 회장의 후임 공모를 지난달 28일 마감한 결과 후보가 15명으로 압축됐다고 우리금융은 밝혔다.

하지만 명단을 밝히기를 꺼렸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후보들이 스스로 지원서를 낸 경우 이외에 헤드헌터사 등 외부의 추천으로 후보가 된 경우도 여럿"이라고 말했다.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금융 회장 후보에는 최연종 한국은행 전 부총재, 전광우 우리금융 부회장,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 김상훈 국민은행 이사회 의장, 김진만 전 한빛은행장, 신명호 아시아개발은행(ADB) 전 부총재, 최명주 한국IBM 금융부문 부사장, 심혁 한맥선물 대표 등이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황영기 삼성증권 사장과 재경부 금융정책실장을 지낸 윤증현 ADB 이사도 타천으로 후보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덕훈 우리은행장은 지원하지 않았다.

외부인사로 구성된 회장후보 추천위원회는 곧바로 서류심사에 들어갔다. 이재웅 위원장은 "압축된 후보에 대한 개별 면접을 거쳐 연휴 중이라도 후보인선 작업을 하겠다"고 말해 이르면 2일께 후보를 정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새 인사관행의 시금석=정부 소유로 국내외 매각을 추진 중인 우리금융에는 12조원이 넘는 공적자금이 투입됐다. 따라서 우리금융지주의 새 회장을 뽑는 기준은 경영을 잘 해 주가를 많이 올리고, 회사를 비싸게 팔아 세금을 얼마나 많이 돌려받을 수 있느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계 고위 관계자는 "예전처럼 재경부나 한은 출신이 낙하산으로 내려오기에는 너무 중요한 자리가 돼버렸다"면서 "금융시장을 잘 아는 개혁 성향의 전문경영인이 와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주택금융공사 사장과 한국증권업협회장 등 금융 기관장 인선에서 파격 인사가 잇따른 점을 들어 의외의 인물이 낙점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홍승일.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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