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취임20주년 쌍용 金錫元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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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해외에 나가 모래주머니를 차고 뛰라는데 힘이 듭니다.빗물을받는데는 작은 독이라도 여러개를 갖다놔야 하는데 독이 크다고 자꾸 바꾸라는 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金錫元쌍용그룹회장은 11일 회장취임 20주년을 맞아 서울중구저동 쌍용본사 4층 접견실에서 있은 기자회견에서 지난 20년간 그룹을 운영해 나온 것처럼 물흐르듯 세계화의 선도그룹으로 이끌어 나가겠다고 자신의기업철학을 밝혔다.
金회장은 현재처럼 시멘트.정유.자동차와 함께 증권부문을 그룹의 주력사업으로 끌어 나가겠다고 밝혔다.증권은 정책금융이 없어지는 상황에서 자본의 조달과 운용면에서 대동맥역할을 하고 있다는 논리를 곁들였다.특히 주력업종의 하나인 자동차 부문에 집중적인 투자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라면서 앞으로 2조~3조원을 추가투입해 97년에 승용차를 선보일 계획이며 오는 5월 서울모터쇼에 「이스타나(말레이어로 궁전)」라고 명명한 1.5t의 밴을 출시,벤츠社와 합작으로 동남아시장을 공 략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자동차는 국내시장에서도 일본차와의 싸움이 필연적이라고 보고 독일 벤츠사의 기술을 습득해 완전한 기술자립기반을 이루고 독자적인 모델의 승용차를 내놓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金회장은 현대.삼성등 대그룹도 IBM등 세계유수기업 하나의 매출에도 못미친다고 지적하면서 정부의 업종전문화정책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또 그는 기업에 대한 정부의 해외금융정책에 대해 『모래주머니를 달고 외국기업과 경쟁하는 것 같다』며 어려움을 표명했다.
金회장은 지난 75년 부친 김성곤(金成坤)씨의 급작스런 타계로 쌍용을 맡은지 20년만에 매출규모를 1백92배나 늘린 15조3천억원으로 키워 재계 6위의 대그룹으로 성장시켰다.
閔國泓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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