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첼로의 신동 장한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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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첼로의 신동」 장한나(12)양이 손꼽아 기다리던 고국 무대에 선다.
지난해 10월 불과 11세의 나이로 로스트로포비치 국제 첼로콩쿠르를 석권해 전세계를 놀라게 했던 張양은 오는 15일 세계최고(最古)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와 첫 내한무대를 갖는다(오후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강당.(789)3722).
지휘자 시노폴리는 공연을 불과 20일 남겨놓고 페터 브룬스 대신 장한나양으로 협연자를 전격 교체해 화제를 모았다.더욱이 이번 연주는 張양을 발굴해낸 미샤 마이스키의 내한공연(31일 예술의 전당)을 앞둔 공연이어서 더욱 뜻깊은 무대 가 되는 셈이다. 이번에 연주할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 제1번 C장조는 張양이 92년7월 서울시립교향악단과의 데뷔무대에서 연주한 곡이라인연이 깊은 곡.
미샤 마이스키를「선생님」으로,콩쿠르 이후 후견인을 자처하고 나선 로스트로포비치를「할아버지」로 부르는 천진난만한 소녀의 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그러나 미소짓는 눈가엔 무대에서 청중의 귀를 사로잡는「거장의 경지」가 숨어있다.
張양은 이번「금의환향 무대」에서 연주하는 7/8크기의 첼로는3백년 된 프랑스제 명기 티에르.줄리어드 음대에서 張양에게 영구임대해 준 것이다.악기 구조상 약간 소음이 섞인 소리를 내고연주직전 줄이 자주 끊어져 조율이 풀리는게 흠 이어서 연주도중신경이 쓰인다고.
최근 첼리스트 하인리히 쉬프가 자신이 쓰던 과르네리를 내놓았는데 이 악기는 풀 사이즈도 스트라디바리보다 작은 편이어서 張양에게 적격이다.음악계에서는 5억원상당의 이 악기를 정부나 기업등에서 구입,영구임대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아버지 장용훈(40.한국무역공사 미주본부)씨,어머니 서혜연(37.뉴욕한인교회 성가대 지휘자)씨와 함께 뉴욕에 살면서 줄리어드 예비학교에서 첼로의 명교수 알도 파리소를 사사하고 있는張양은 이번 내한무대에서 그동안 세계무대에서 인정 받아온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글=李長職 음악전문기자.사진=吳東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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