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큰 선수와 뛰기는 처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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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30일 경기도 용인체육관에서 만난 서장훈<左>과 하승진. 2m7㎝의 서장훈이 2m22㎝의 하승진 옆에선 왜소해 보인다. [연합뉴스]

KCC 서장훈(2m7㎝)이 하승진(2m22㎝)과 한솥밥을 먹게 된 데 대해 “경사”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서장훈은 29일 KBL 신인 드래프트 직후 “당장 KCC 성적이 문제가 아니다. 하승진의 KBL 진출로 농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장훈은 “나보다 큰 선수와 한 팀에서 뛰는 게 농구 인생을 통틀어 처음인데 하승진이 KCC에 오게 됐다는 것은 그만큼 사람들의 흥미를 끌 수 있지 않겠느냐”면서 “선수 생활 막판에 큰 경험을 하게 됐다”고 웃었다.

허재 KCC 감독이 ‘하승진’을 호명한 직후부터 나온 우려의 목소리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우려의 목소리’란 ‘팀 스피드 저하, 샐러리 캡의 압박 등으로 서장훈, 하승진 둘이 계속 함께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서장훈은 “같이 뛰어 느려지는 약점도 분명히 있을 테고 성적에 대한 부담도 커질 것”이라며 “그러나 잘 맞춰서 좋은 방향을 찾아야 하지 않겠느냐. 또 사실 (하)승진이가 아직 병역을 마치지 못해 같이 뛸 시즌이 얼마나 될지도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승진이 KCC에 지명된 뒤 “(서)장훈이 형에게 많이 배우고 싶다”고 말한 데 대해 서장훈은 “NBA에서 뛴 선수를 누가 가르치겠느냐. 또 가르치는 것은 허재 감독님 등 코칭 스태프의 몫이 아닌가”라고 웃어넘긴 뒤 “그러나 농구 선배로서 얼마든지 필요한 도움을 줄 생각”이라고 화답했다.

사실 서장훈은 하승진의 국내 무대 진출을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서장훈은 “전 세계를 통틀어도 그 정도 체격 조건을 갖춘 선수가 10명이나 되겠느냐. 그런 선수가 NBA와 같은 더 큰 무대에서 뛰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면서 “주위의 엄청난 기대에 부담을 느껴 어린 나이에 마음에 상처를 받을까 봐 걱정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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