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제언>서울 4大門 이름 바로잡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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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우리나라 국보 제1호인 남대문.그리고 보물 1호인 동대문.이들에 대해선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것이다.하지만 이들을 남대문.동대문이라 이름하는 것이 일제시대 때 일본인에 의한 것임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약 6백년전 조선을 세운 태조 이성계는 국가 정책으로 유교를중시하면서 인(仁).의(義).예(禮).지(智).신(信)의 다섯가지 덕목을 사대문에 하나씩 담았다.
먼저 남쪽의 숭례문(崇禮門)은 예(禮)를 숭상하는 문이란 뜻으로 우리 나라가 동방예의지국이라는 것을 나타낸다.그리고 북쪽오랑캐의 침입에 대비하여 튼튼하게 지어진 동쪽의 흥인지문(興仁之門)엔 인(仁)의 뜻이 담겨있으며,서쪽의 돈의 문(敦義門)은의(義)를 상징한다.북쪽엔 풍수지리학자의 주장으로 문을 닫게된숙정문(肅靖門)이 있는데,이 문엔 지(智)의 뜻이 담겨 있다.
그리고 사대문을 이야기 하면서 결코 빼놓을수 없는 것이 종로1가 지하철역 부근에 위치한 보신각 이다.이 보신각이 유교의 마지막 덕목인 신(信)을 상징하는 것이다.
이렇듯 우리 나라의 사대문엔 그 나름대로 하나하나에 깊은 뜻이 담겨 있다.그 이름들 속에서 우리 민족은 하나가 되어 살았고,자부심을 가지며 살았다.그러나 이런 속뜻을 알아챈 일본은 우리의 사대문을 단순히 방향만을 가리키는 동대문. 서대문.남대문으로 고쳐쓰게 하였고,이러한 과거의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우리는 지금까지도 그 이름들을 버젓이 사용하고 있다.
우리 정부에선 광복 50주년 이라하여 겉치레적인 행사에만 신경쓰지 말고,이러한 일제시대식 명칭으로 불리고 있는 전통문화유산들에 그 본래의 이름을 되찾아 주었으면 한다.
유진희〈혜화여고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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