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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화시대>주유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K씨는 귀가길에 차를 집부근 단골 주유소로 몰았다.기름을 넣는동안 주유소 사무실에 마련된 휴게실에서 자동차관련 각종 비품을 구경했다.휴게실에는 간단한 음료를 뽑아 먹을 수 있는 자판기와 소파.읽을거리.자동차관련 카탈로그.자동차관 련 용품들이가지런히 전시돼 있다.
또 은행계좌와 연결된 현금인출기와 각종 여행.교통.증권관련 정보등을 조회할 수 있는 통신용 단말기도 설치돼 있다.
K씨는 휴게실 입구에 있는 편의점에 들러 간단한 식료품등을 사고난 뒤 은행카드와 겸용인 주유카드로 계산을 마치자 주유소 직원이 다가와 다음주가 차의 오일교환 시기임을 알려준다.K씨는단골고객에 대한 자동차관련 토털서비스를 이 주유 소를 통해 받고 있다.그 사이에 K씨의 차는 자동세차기를 통해 깨끗이 청소돼 입구에 주차돼 있다.』 몇년 뒤면 우리가 흔히 보게 될 평범한 주유소 모습이다.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주유소의 복합화 바람은 주유소를 더이상 기름넣는 곳만으로 남겨두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 단행될 유가자유화와 석유산업자유화 조치는 이같은 추세를 더욱 부추기게 될 것이다.필연적으로 닥치게 될 정유사간,주유소간의 치열한 판매경쟁은 기름만 팔아서는 주유소를 유지할 수 없게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흔히 보이는 세차장과 편의점은 물론 레스토랑.패스트푸드점.전시회등이 주유소와 함께 들어서서 시너지효과를 노리게될 것이다.대규모 빌딩 1층 전체를 주유소로 활용하고 위층을 자동차용품 판매점.극장.백화점.사무실.주차장등으 로 쓰는 복합빌딩도 등장할 전망이다.편의점업체와 주유소,자동차업체와 정유사등과의 전략적 제휴도 복합화를 더욱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주유소 복합화가 우리보다 앞서 진행중인 일본의 경우 세차장.
편의점.경정비등 각종 부대사업의 매출이 기름매출과 비슷한 규모로 커져 있다.수익면에서는 부대사업 수익이 오히려 기름 수익의세배를 넘는다.주업과 부업이 뒤바뀐 셈이다.일본 은 주유소 한곳당 평균 기름판매량이 우리나라의 4분의1에 불과할 정도로 주유소도 많고 경쟁이 치열한 까닭이다.
鄭在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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