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타고 소문 재생산 언론의 단순 중계도 문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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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을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나훈아 괴담’ 파문은 연말 이후 언론과 인터넷 매체들이 경쟁적으로 보도하기 시작하면서 일파만파로 커져 갔다. 17일 염문설의 주인공으로 알려진 배우 김혜수·김선아가 소속사를 통해 염문설을 부인하면서 급기야 모든 국민의 화제에 올랐다.

 문화평론가 김종휘씨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사실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우리 사회가 대중이 좀 더 자극적이고 좀 가십거리가 되는 이야기를 계속 찾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방송이나 연예 저널이 제공하는 가십들을 인터넷이나 개인 미디어, 커뮤니티를 통해 대중들이 ‘짜깁기’하고 또 퍼나른다. 여기에 윤리 의식의 제동 따위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디어들이 이를 단순 중계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전형적인 선정주의적 태도라는 것이다. 김균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괴소문의 등장과 확산을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이를 신뢰 있게 검증하는 제도권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언론이 검증의 책무를 저버리고 단순히 ‘소문이 있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나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언론에 대해 매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대한민국 언론에서 (아티스트를 대우해 주는) 그런 정서가 없기 때문에 기사를 다룰 때는 신중했어야 한다. 더 알아보고 더 챙겨보고 진실을 바탕으로 해서 사람들에게 알려야 함에도 진실은 어디로 가 있고 엉뚱한 이야기들만 하나부터 열까지 난무했다”고 토로했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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