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북녘동포>14.월동용 연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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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월동용 연탄찍기=겨우살이 준비는 김장과 땔감 마련으로 시작된다.새로 지은 아파트는 중앙난방 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북한전역에 걸쳐 연료는 대부분 아직 연탄이다.주민들은 찬바람이 불기전부터 겨울나기에 충분한 연탄을 비축해야 한다.
『구멍탄(연탄)은 가을에 가구당 2.5t씩 할당된다.그러나 공급이 잘 안된다.구멍탄이나 가루탄으로 받게 된다.배급 구멍탄은 질이 낮아 질좋은 탄가루를 구해 섞어야 하기 때문에 어차피집집마다 원통형 구멍탄기계를 갖춰 찍어 쓴다.』(許哲 .24.
신의주 버스운전사) 이철규(39.만포시객화차대 물자조달원.가명)씨의 체험-.
『구멍탄으로 배급받게 되면 아예 다 깨서 다시 찍는다.불이 붙지 않기 때문이다.주민들은 대개 연료공급소에 가루탄으로 달라고 부탁한다.큰 공장.기업소는 직접 탄광에 가서 탄을 실어다 자체적으로 나눠 준다.』 여만철.이옥금씨 부부의 증언-.
『연탄은 아무리 절약해도 1개월에 90장 이상이 필요하다.하루 평균 방 하나에 3~4장,추우면 6장도 쓰기 때문이다.따라서 겨울을 나려면 5백~6백장 정도는 찍어야 한다.주민들은 겨울이 오면 방이 여러개 있더라도 방 하나만 불을 때고 온 식구가 모여 생활한다.』 『연탄을 찍기위해 직장에서 휴가를 내거나다른 사람의 노력지원을 받는 경우도 흔하다.그러나 대개 협력관계는 인민반별로 서로 연탄을 찍어주고 김장도 함께 담그는 경우가 많다.』(李正哲.27.유학생) 자강도혁명사적지 보호사업소 지도원 고청송(高靑松.34)씨는『연탄 찍을 때는 술과 국수를 준비해 일하기 때문에 잔치분위기가 난다.겨울을 나려면 2t정도인 7백50~8백장 정도 찍어 창고에 보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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