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트렌드>과학도서 독자층 두터워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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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TV.컴퓨터.영상.음향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멀티미디어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 독서열이 크게 떨어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지만 현재로서는 오히려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관심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독자들이 정 보매체에서 접했던 각종 내용을 책을 통해 보다 깊이 확인하려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컴퓨터관련 서적이 출판시장에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은데 이어 최근들어서는 자연.인문과학분야 교양서적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것도 그런 독자들의 추세를 반영하는 것이다.이 분야에서 인기높은 책들은 전반적인 이론을 설명하던 과거와 달리 한 주제를 중점적으로 파고드는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지난 93년말에 출간된 이래 1년여 주요서점의 교양과학부문 베스트셀러 1위를 지키고 있는 『카오스』(제임스 클리크 지음.
동문사 刊)의 경우 교양과학도서로는 이례적으로 지금까지 5만부나 팔린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또 김현교수의 유고 번역서라고 해서 화제를 불렀던 미셸 푸코의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민음사 刊)도 푸코 특유의 난해한 문장에도 불구하고 발간 1주일만에 인문과학 베스트셀러 2위에 올라 프랑스 철학에 대한 독자들의 높은 관심도를 반영하고 있다.
이처럼 인문및 자연과학분야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높아지자 출판사들도 앞다투어 이 분야의 책을 내놓거나 기획을 서두르고 있다.특히 자연과학 분야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김영사가 이번주에 번역 출판한 바트 코스코의 『퍼지식 사고』를 시작으로 자연과학의 각 분야를 다루는 「김영사이언스 시리즈」를 펴낼 예정이며 동아출판사도 미국 굴지의 존 브로크먼에이전시가 기획한 「사이언스 마스터스 시리즈」 22권중 존 배로의 『우주의 기원』,폴 데이비스의 『마지막 3분』,리처드 리키의 『인류의 기원』등 3권을 6월까지 1차로 내고 나머지 19권은오는 98년까지 완간할 계획이다.
동아출판사의 마스터스 시리즈 번역본으로는 피터 아킨스의 『분자화학』,윌리엄 캘빈의 『지능의 출현』,린 머귤리스의 『세포의진화』,스티븐 슈나이더의 『대기와 환경』,콜린 블랙모어의 『인간의 뇌』,조지 스무트의 『시간의 시작』등이 잡 혀 있다.
인문분야에서는 아도르노.라캉.하버마스.아리에스등 20세기 석학들의 주요저서를 20여권 소개할 계획인 도서출판 새길의 「고전총서」가 눈에 띈다.
시공사가 번역출간하고 있는 프랑스 갈리마르사의 「데쿠베르트 총서」도 독자들의 새로운 호기심을 만족시키기 위해 나온 기획이다.『문자의 역사』『잊혀진 이집트를 찾아서』『고래의 삶과 죽음』『실크로드』『그리스 문명의 탄생』『마야』『반 고 흐』등 최근에 1차로 7권이 나온 이 시리즈는 인류의 문화유산을 총 망라한 것인데,시공사측은 올해 안으로 30권을 펴내고 가능하면 갈리마르측에서 기획한 5백권을 모두 번역 출간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그러나 각 출판사들이 기획중이 거나 펴내고 있는 이들분야의 책들이 대부분 번역본이어서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鄭命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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