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 회사에선 가족 사랑도 만들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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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이 화목해야 기업이 잘 된다.’
울산과 부산지역 기업들이 직원 가족을 대상으로 무료 영어캠프·컴퓨터 강좌 등을 잇따라 열고 있다. 사교육비 부담을 덜어주고 직원과 가족들의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높이는 차원에서 마련한 교육프로그램이다. 직원들이 회사에 대해 끈끈한 유대감·공감대를 느끼면 회사의 업무실적과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가족친화경영’인 셈이다. 교육효과도 높다는 평가여서 이런 기회는 울산·부산·경남지역 기업체들에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가족친화 경영의 씨앗이 하나 둘 기업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영어캠프에서 해외연수까지

직원 자녀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마련

무료 영어캠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지난 7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울산시 북구 염포동 현대차 연수원에서 직원들의 중학생 자녀를 대상으로 ‘무료 영어 캠프’를 열고 있다. 이 영어캠프에는 원어민 강사·영어 전문강사 등 모두 24명이 하루 9시간씩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참가 학생들은 수업 시간 내내 영어로 말하고 듣는다. 학습 효과를 높이기 위해 팝송 따라 부르기, 영어신문 만들기, 영어 편지쓰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각 반의 인원은 10명으로 편성된다. 사설 학원처럼 시험을 거쳐 수준별로 반을 편성하고 있다.
온라인을 통한 예습·복습도 가능하다. 캠프가 끝나는 날에는 학생들이 그동안 배운 영어 실력을 자랑하는 영어 뮤지컬 공연도 열린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집중적으로 영어교육을 해 참가 학생들이 학습 효과가 좋다는 것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S&T대우도 지난 7일부터 부산 기장군 철마면 본사 공장 내 교육관에서 ‘S&T대우 어린이 영어캠프’를 개설해 오는 25일까지 2차례로 나눠 진행한다. 참가 이원은 모두 75명이다. S&T대우는 지난해 직원 자녀 중 중학생 10명을 선발해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 근교의 에버그린컬리지에서 해외 어학연수 프로그램을 실시하기도 했다.
르노삼성자동차도 다음달 1일까지 강서구 신호동 부산공장 내 연수원에서 ‘사원 자녀 영어캠프’를 운영하기로 했다. 초등 4학년∼중학 2학년 직원 자녀를 대상으로 3차례로 나눠 각각 4박5일간 진행할 예정이다. 르노삼성차는 매년 방학 때마다 이런 영어캠프를 열고 있다.
 
컴퓨터 활용 강좌
SK에너지 울산CLX부문은 최근 회사 직원의 부인·자녀를 대상으로 컴퓨터 활용 강좌를 열었다. 직원 가족들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IT(정보기술)와 친숙해지면서 가족간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유대를 다지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마련됐다.
이 프로그램에는 ‘쉽게 배우는 PC조립’ ‘활동보고서 만들기(PPT)’ ‘포토샵으로 블로그 만들기’ ‘디지털 마인드 맵’등 컴퓨터를 활용해 학습할 수 있는 다양한 강좌가 마련됐다.
회사 관계자는 “최신 IT 동향을 최대한 반영해 강좌를 준비하고 있어 참가자들이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직원 가족과 회사와의 친숙도가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직원 가정이 행복하면 노사관계도 좋아
현대중공업 인재교육원에 근무하는 조재권 부장(48)은 지난해 말 ‘대한민국, 행복까지 챙겨라’라는 책을 펴냈다. 조 부장은 직원 가족을 대상으로 각종 교육·행사를 개최하면서 느낀 점들을 기업 발전과 노사관계와 연관지어 이 책으로 엮었다. 그는 이 책에서 “직원 가정의 행복이 회사의 노사관계와 경쟁력에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대중공업이 무분규 13년을 이어온 것은 직원 가족들을 대상으로 한 회사의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큰 역할을 했다고 책에서 소개하고 있다.

프리미엄 김관종 기자 istor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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