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봅시다>民主 입당 외곬在野 金槿泰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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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김근태(金槿泰)라는 이름은 고문사건을 연상시킨다.이근안(李根安)이라는 사람도 떠올리게 한다.재야의「터줏대감」으로 군림해온그가 제도정치권에 뛰어 들었다.통일시대국민회의의 대표자격으로 24일 민주당전당대회에서 82명의 동료 재야인사 와 통합선언을하게 된 것이다.
전당대회에서 그는 현실정치 입문의 변을 이렇게 밝혔다.『저는30년 가까이 걸어온 재야의 길을 뒤로한 채 이제 새로운 길을개척하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그동안 재야에 남아있으면서 동료들의 정치참여를 바라만 보던 그가「늦둥이」로 정치입문을 결행한 동기는 무엇일까.
그는『수평적 정권교체라는 야권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이상 현실정치와 벽을 둘 수 없기때문』이라고 했다.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야당이 여당을 누르고 승리할수 있어야민주주의의 승리가 마감된다』고도 했다.
전민련등 좌파적 사건으로 형(刑)을 살았던 그는 현재의 정국을「개혁대 수구(守舊)의 대결 구도」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민주당 내에서 나 자신의 역할은 야권에 개혁적인 세력들이 보다 광범위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金씨는 제도정치권에 늦게 뛰어든 만큼 적잖은 부담도 느끼고 있다.정치권안에서 일정한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부담은민주당과의 통합선언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예우문제를 놓고 승강이를 벌이게 했다.
이렇게 해서 8월전당대회이후의 부총재직 보장을 받았지만 그가민주당안에서 독자세력을 성공적으로 형성해낼지는 미지수다.
그는『민주당에 들어 가더라도 특정세력의 이익을 위해 일하지는않겠다』고 밝혔다.계파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얘기같다.그러나 재야출신으로 정치 입문의 선배격인 이부영(李富榮.서울강동갑)의원이 최근 개혁모임의장직을 자의반 타의반으로 내놓 은데서 보듯이현실정치의 벽은 만만찮다.
그는 87년 대선당시 김대중(金大中)후보에 대해 지지를 표명한 바있다.
〈朴承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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