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도 자가용 비행기 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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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구입하기로 한 걸프스트림의 비즈니스 제트기 G550.

“시간은 돈. 시간을 아끼려면 자가용 비행기를 타라.”
 
LG그룹이 삼성그룹에 이어 재계에서 둘째로 자가용 비행기를 구입한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는 올 상반기 중 미국 걸프스트림사로부터 비즈니스 제트기를 도입할 계획이다. 구입 기종은 14인승 G550으로 가격은 협상 중이다. G550은 ‘하늘을 나는 리무진’이라는 별칭에 걸맞게 경비행기인데도 탑승감이 좋아 장거리 운항에 적합하다. 골프 스타 타이거 우즈 등 이동이 잦은 스포츠 선수나 부호들이 즐겨 찾는다.
 
LG의 정상국 부사장은 “자가용 비행기 구매는 돈보다는 시간 측면에서 내린 결정”이라며 “해외출장이 잦은 LG전자 임원들이 주로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가용 비행기를 쓰면 출입국 통관절차가 훨씬 간소해진다. 비행 시간 몇 시간 전에 미리 공항에 도착할 필요 없이 출발시간에 맞춰 가까운 공항에서 떠날 수 있다. 가령 서울에서 외국 소도시로 출장을 가려면 인천이 아닌 서울 김포공항에서 간단한 통관절차만 밟고 중간 기착지에서 비행기를 갈아탈 필요 없이 곧장 현장으로 날아갈 수 있다. LG 측은 임원 출장 기간이 평균 24시간 정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같은 기종은 아니지만 대한항공도 걸프스트림의 비즈니스 제트기를 사업용으로 갖고 있다. 작고한 조중훈 한진그룹 회장과 김석원 쌍용그룹 전 회장이 애용했다고 한다. 지금은 부정기적으로 원하는 업체에 빌려준다.
 
국내에서 비즈니스 용도로 자가용 비행기를 운용하는 대기업은 삼성그룹(3대)이 유일하다. LG가 자가용 비행기 대열에 합류한 것을 계기로 재계의 자가용 비행기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사업을 확장하려는 대기업이 늘기 때문이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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