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3세체제 출범-승계후 풀어야할 문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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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그룹 총수의 생존때 회장직 승계가 이뤄졌을 경우 봉착하게될 난제(難題)는 무엇일까.재계 관계자들은 새 회장의 인사권 행사를 들고 있다.
회장취임후 약 5년간을 배우는 입장에 서게 마련이다.
그래서 신규사업이나 전략분야등 판단여부에 따라 그룹의 존망이달린 큰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개별접촉이나 가족회의등을 통해 부친의 판단을 묻는 것이 상례다.따라서 이런 분야에선 마찰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인사문제에 들어서면 양자 모두 그룹을 위한다는 명분이기는 하나 입장이 달라진다.
새 회장은 자신과 뜻이 통하고 감각이 맞는 인물을 주변에 포진시키려 하게 마련.
이에 반해 물러난 명예회장의 입장에서는 새회장 역시 자신이 골라준 경륜있는 전문경영인들의 지도를 당분간 더 받기를 희망하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매년 새 회장이 임원인사안을 짜 명예회장의 의중을 물어보면 몇몇 핵심경영진의 인사를 둘러싸고 의견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전해지고 있다.
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고 몇차례 선언한 현대그룹의 경우를 보면 이해가 된다.
2세들이 담당 계열사의 경영권을 거의 장악하고 있으나 매년 임원인사에서는 명예회장이 마지막 검토작업을 하면서 뺄 사람은 빼고 넣을 사람은 넣고 한다.
鄭명예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고 사람들이 믿지않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趙鏞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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