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월스트리트저널>멕시코 페소貨 붕괴 중앙銀 정치성이 원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라틴아메리카에 바람 잘 날이 없다.페소貨의 폭락으로 세계를 뒤흔들었던 멕시코가 이번에는 농민반군에게 대대적인 군사공세를 감행해 또한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페루와 에콰도르의 국경분쟁은급기야 군사적 충돌로 치달았다.브라질.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등에서는 은행들이 잇따라 도산하고 있다.
최근 라틴아메리카의 혼돈은 이 지역의 70년대 상황을 연상케한다.군부가 국가권력의 모두를 장악하고 암달러상들이 경제를 좌지우지하며 활개치던 암울한 시대상황이 반복되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시대는 분명 바뀌었다.군부는 물러났으며 민주적 방법으로선출된 지도자들이 권력을 이어받았다.아이비 리그(美북동부 명문대학)출신의 테크노크라트들에 의해 정치와 경제의 개혁이 추진됐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취약한 제도에서 부분적인 해답을 찾을 수 있다.개혁은단순한 구호로는 완성되지 않는다.제도로서 뿌리를 내려야 한다.
전문가들이 평가하듯 멕시코의 통화붕괴는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은 이 나라 중앙은행제도에 상당부분 뿌리를 두고 있다.명목상 독립기구인 멕시코중앙은행은 페소貨의 가치방어라는 근본임무는 제쳐 둔 채 선거를 의식한 경기부양에만 열을 올렸던 것이다.
다른 라틴아메리카 제국(諸國)에서도 은행제도는 한마디로 제멋대로다.허술한 은행제도는 아르헨티나.브라질.베네수엘라 등의 금융 및 증권시장을 황폐케 하고 있다.
사회 각 구석의 제도를 튼튼하게 정비함으로써 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체제의 토대를 굳건히 하는 것은 앞으로 라틴아메리카 제국들의 개혁과제다.각종 규제기관.사법부.군부.관료조직 등의 정비가 시급하다.이것은 매우 중요한 포인트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